세계 24도시로 비빔밥을 알리고 돌아온 비빔밥유랑단. 얼핏 방송을 탄 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구나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담은 책이 나와 관심이 갔다. [비빔밥유랑단]. 그들의 세계를 향해 우리나라음식을 알리는 전도사로 나서게 된 일부터 세계도시를 다니며 그들이 겪은 에피소드를 담아낸 책이다.

 

끓는 피를 감당할 수 없어 슬픈 강상균, 변화없는 자신의 삶이 무료해진 김명식, 인생이 평탄해 고민인 정겨운,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만한 독특한 일을 꿈꾸던 김수찬, 학기를 마치고 중간에 합류한 상균의 사촌동생인 학생 현진이 유랑단 멤버다.

 

특별하고 남다른 일을 꿈꾸는 이들이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프로젝트로 뜻을 모은 것이다. 학생들이었다면 당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잘나가는 직장을 접고 이런 결심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을 꿈꾸는 이들. 마냥 부럽기도 하고 그 패기가 정말 대단하다란 생각이 든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쉽지 않은 결정 나라면 생각할 수 있었을까 싶다.

 

플랜을 짜고 후원을 받으려 이리저리 알리고 시작은 그들이 우여곡절 끝에 아시아인 중국, 태국, 인도를 건너 유럽의 스웨덴, 프랑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를 지나 아메이카인 시애틀, 벤쿠버, LA, 샌프란시스코, 브라질의 상파울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미국동부인 보스턴, 워싱턴, 뉴욕을 돌아 한국에서 100번째 비빔밥 테이블을 차리게 된다.

 

몸도 지치고 돈도 모자라 고생이 만만치 않았고, 예기치 못한 일로 난감해 했던 때도 있었던 그들, 이로 인해 멤버들끼리 갈등도 있었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모두가 약속을 이행하기위해 조금씩 감내하며 돌아온 자랑스런 젊은이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좌충우돌하는 그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뿌듯한 한국인으로서의 감동을 같이 한번 느껴보면 좋을 듯하다.

 

태국에서는 빌린 주방의 바퀴와 쥐로 기겁하여 숙소에서 비빔밥을 만들어야 했고, 싱싱한 재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던 인도에서의 경험, 슈퍼박테리아의 원인이 채소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채소를 꺼리는 독일인들에게 비빔밥 시식회를 열지도 못할 위기도 맞게 되었던 함브르크, LA에 고급푸드 페스티벌에서 비싼 입장료를 내고 온 사람들이 과연 비빔밥유랑단을 찾아줄까? 하는 좌불안석한 마음이 이내 음식이 모자랄까 걱정해야하는 상황으로 변하면서 성황리에 성료되었던 시식회 이야기 등 유랑단의 짜릿한 경험이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아시아, 유럽과 북미에서 남미를 돌며 성공적인 시식회를 마치기까지의 그들의 발자취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 2기도 모집해서 좀더 체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인재를 구한다하니 말이다. 세계를 향해 첫발을 딛고 싶은 열정, 도전의식을 가진 이들의 많은 지원이 있기를 기원한다. 십년만 젊었어도 어찌 도전해보고 싶은데 세월이 아쉽긴 하다. 이 책을 보면서 젊음이 한없이 부러운 일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