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를 때부터 익숙한 이야기가 나올 줄 예상했었다. 어느 나라의 옛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흔히 ‘돌멩이 스프’로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돌멩이만이 단추로 바뀐 이야기다.

사람들간의 인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마을에 거지에 동냥을 하러 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다. 이 거지는 이런 인심 사나운 마을에서 얻어먹을 수 있는 방책을 생각한다. 그가 생각해낸 방법은 단추로 스프를 만드는 기적을 일으키는 것.

처음에는 단추와 물과 냄비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스프를 끓이면서 구경나온 사람들에게 무엇을 더 넣으면 맛을 더 낼 수 있다며 유혹의 말을 한다. 스프의 맛이 궁금해진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가져올 수 있는 음식 재료들을 갖고 온다. 이렇게 갖가지 재료가 들어간 스프이니 얼마나 맛이 좋겠는가? 이 맛있는 스프를 먹으면서 사람들은 인정을 되찾게 된다.

함께 먹고 나누는 것, 이게 바로 사람간의 정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임을 알려준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처음으로 친분을 쌓아가야 갈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언제 밥 한 번 같이 먹지”이다. 그렇게 먹는 것을 나누는 것이 주위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가다 보면 할머니들이 아이에게 사탕 한 개, 귤 한 쪽을 나눔으로써 대화가 시작됨을 볼 수 있다. 하다못해 아이에 대한 칭찬 한 마디를 통해서라도 얘기가 시작된다. 대중교통수단에서 입 꼭 다물고 조용히 가는 것도 괜찮겠지만 이렇게 대화라도 하게 되면 그 안의 분위기는 자연히 좋아진다. 그런 곳에서는 눈살 찌푸리는 일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 말미에도 작은 것을 나누라고 했다. 십시일반이라 했다. 이제 겨울이다.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형편에 놓인 사람에게 도움이 손길이 절실할 때이다. 단추스프의 기적처럼 작은 것을 나누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