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 하면 당연히 ‘고릴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의 상징이 돼 버린 고릴라는 등장하지 않는다. 곰 세 마리가 등장한다. 곰 가족의 이야기다.

  ‘나와 너’ 다음에는 당연히 ‘우리’라는 단어가 등장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책의 제목은 그렇지 않다. 요즘의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나와 너는 있지만 우리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으며 살고 있는 삶 말이다.

 이 이야기는 영국의 전래 동화인 ‘금발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를 바탕으로 한다. ‘금발머리 소녀와 곰 세 마리’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여서 모두가 잘 알 것이다. ‘나와 너’는 이것을 변형했다. 곰 가족이 아침으로 죽을 차렸는데 죽이 너무 뜨거워서 죽이 식을 동안 공원에 산책을 간다. 그 동안에 엄마와 시장을 보러 나온 금발머리 소녀가 누군가 놓쳐서 하늘을 둥둥 떠가는 풍선을 쫓아다니다가 문이 열린 곰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알맞게 식은 아기 곰의 죽을 먹고 아기 곰의 침대에 누워 있는다.

 그런데 공원에 산책 나간 곰의 부모의 모습을 봐라. 얼마나 냉랭한가? 아기곰은 아기곰대로 놀고, 집에 들어오는 동안에도 그렇다. 아빠는 아빠대로 자기 이야기에 바쁘고 엄마 곰은 엄마곰대로 자기 이야기에 열심이고 아기 곰도 딴청을 피운다.

  집에 와서도 아기곰의 죽은 누군가 다 먹어서 하나도 없는데 부모는 자기 죽이 그대로 있는 것에 안심하고 아기곰만 자기 죽그릇을 보고 화를 낸다. 금발머리 여자 애는 침실에 들어온 곰 가족을 보고 혼비백산해 도망을 간다. 그후 아기곰은 이 여자애가 궁금해진다. 여

자 아이는 다시 엄마를 만난다.

  표지의 곰과 여자 애를 보면 무척 외롭게 보인다. 너와 나는 있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다. 가족애가 느껴지지 않는다.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나와 너, 서로 다르지만 소통할 수 있는 공통점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