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림을 잘 그렸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남자 아이인데 만화책도 좋아하고 게임 캐릭터들도 좋아하는데 그림을 통 그리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그림 실력도 영 없다. 또 못 그리니까 못 그린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안 그린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그래서 미술학원에 보내고 싶었는데 아이가 아주 싫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그림 그리기에 도움을 주는 책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게 되었다.

  전에도 <김충원의 미술교실>이라고 해서 여러 권으로 구성된 책도 한 번 보았다. 그것도 혼자서 미술공부하기에 아주 좋았는데, 가격이나 분량에서 볼 때 이 책이 훨씬 더 경제적일 것이다. 물론 이전의 책들은 채색 과정도 나와 있고 분야별로 얇게 나눠져 있어서 유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채색보다는 밑그림이나 데생을 하기에 좋다. 첫 단원은 ‘그리기의 시작’이라고 해서 기본 준비물과 선 긋기, 직선 응용, 동그라미 그리기, 곡선 응용, 각도 잡기 같은 데생의 기본 내용을 담고 있다. 요즈음 아이를 설득해서 도서관에서 하는 데생 교실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첫 시간에는 선 긋기, 두 번째 시간에는 정육면체 그리기를 했다. 이 책의 구성과 같은 진도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했다.

  나머지 단원에서는 이렇게 배운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연 그리기, 동물 그리기, 사람 그리기로 분야를 달리 하면서 그리기는 기법을 자세히 안내해 준다. 그리고 마지막 단원에서는 따라 그리기에 좋게 분야별로 그림 샘플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보고 그리면서 그림 실력을 늘리기에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명시했지만 그림 그리기는 눈과 손의 협동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쉽고 재미있는 놀이이며, 또한 눈과 손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뇌를 활성화시켜 준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유치원에서도 미술교육을 중시하고, 또한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미술교육을 선호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초등학교에라도 들어가면 미술교육은 접게 되는 편이다. 이렇게 좋은 두뇌 계발 효과가 있는데도 말이다. 사실 아이들이 이런 저런 학원에 다니다 보면 시간이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집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책 한 권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스케치북과 연필, 지우개만 있으면 언제든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학교에 들어가면 데생 실력이 필요하다. 미술 수행 평가에 데생이 있다. 그래서 뒤늦게 중학교에 들어가서 미술 이론과 데생 실기 배우러 다니는 아이들도 있다.

  따라서 꼭 유아나 초등 저학년이 아니더라도 한 권 마련해 두고 휴식 시간에 그림 한 장씩 그리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미술관에 가서 좋은 작품들을 관람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직접 그려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마음에 쏙 들었고 내 아이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었다. 조금씩 아이의 그림 실력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