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인 서울에 흐르고 있는 양재천에 너구리가 산다는 것이 보도된 적이 있다고 한다. 양재천에는 너구리 말고도 아무르장지뱀도 살고 있다고 한다. 뱀이 산다는 건 생태계가 살아난다는 신호라고 한다. 거의 콘크리트 숲이라고 할 수 있는 대도시의 하천에 너구리와 뱀 같은 숲 속에나 있을 법한 동물들이 살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환경문제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될 우선과제가 된 만큼 환경에 대한 책들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많은 어린이들이 봐야 할 것 같다. 하나의 하천을 망가뜨리기는 쉽지만 재생하기는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데 좋을 것 같다.

  원래 양재천은 원래 탄천과 만나지 않고 한강으로 곧장 흘러드는 한강의 제1지류였지만 한강 개발과 도시 개발에 의해 탄천의 지류가 되었다. 홍수를 막는다고 콘크리트 둑을 쌓고 굽은 물길도 직선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되자 양재천은 하수도가 되다시피 했고 죽은 물이 되었다. 그러다가 1995년부터 양재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리는 운동을 벌여 콘크리트 둑을 걷어내고 구불구불한 물길로 되돌렸다. 군데군데 여울과 소를 만들고 하천 바닥에 호박돌을 놓아 물 속 생물의 보금자리도 꾸몄다. 하천 기슭에 흙을 덮고 나무와 풀을 심자 곤충과 새, 물고기가 돌아왔다.

  이처럼 이 책은 양재천이 변모한 모습과 양재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 식물들, 새들 및 기타 동물들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뿐만 아니라 물의 깨끗한 정도별(급수별) 어류 서식 분포도와 하천의 역할, 서울의 하천 소개 등이 들어있다. 갈대와 물억새의 차이점, 물을 정화하기 위한 노력, 잎사귀가 하트 모양이며 양재천에서 관찰할 수 있는 식물 가운데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쥐방울덩굴과 쥐방울덩굴을 먹고 사는 꼬리명주나비 등도 소개해 준다.

  이밖에도 도시 하천이 하는 일, 생태지도 만들기 등이 수록돼 있고, 책 내용에 대한 퀴즈도 들어있다. 물에 대한 이야기, 풀잎배 만들기, 풀피리 불기, 자연물을 이용한 작품 만들기, 물소리 쓰고 그려보기, 양재천 관찰기록 작성 방법과 양재천 환경교실 프로그램 소개 등 다양한 정보 페이지가 들어 있어서 다양한 체험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리고 책에서 소개한 식물과 새들의 사진 카드도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