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멘토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특히 이 글에서처럼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많이 쓰는 작가들이 아이들의 인생 길잡이로서 훌륭한 역할들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 어려워진 가정 형편 때문에 집안일을 돌보게 된 순남이는 컴퓨터 시간에 우연히 만들게 된 메일 주소와 메일 쓰기 학습 덕분에 동화 작가와 이메일을 주고 받게 된다. 아무에게도 메일을 보낼 때가 없던 순남이는 우연히 갖고 있던 동화책의 작가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온 것이다.

  너무나 기쁜 순남이는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우체국에서 가서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는 신세지만 동화작가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을 아주 좋아하게 된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좋은 일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반 친구들 중 순남이가 가장 부러워했던 혜민이와 다정한 친구도 되었고 학교에서 독서왕으로 뽑히기도 한다.

  하지만 순남이는 동화 작가에게 처음으로 메일을 보낼 때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게 느껴져  혜민이의 이름을 빌어 쓴다. 그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는 자책감을 갖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 작가가 실망할까봐, 또 행운이 달아날까봐 끝까지 자신을 밝히지 못한다. 그러다 작가가 두 번째 작품이 나왔다며 우편으로 보내 주겠다고 하자, 순남이는 더 이상 동화작가에게 메일을 보내지 못한다. 그 후 한 차례 소동이 일어나지만 배려심 많은 작가 덕분에 순남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을 보게 된다. 순남이를 생각하는 작가의 배려, 감동적이다.

  자신을 좋아하는 독자를 이렇게 사랑으로 대하는 작가가 있다면 아주 좋겠다. 아이들이 책에서 꿈만 먹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사랑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엄마가 없어서 허전하고 막막한 부분을 순남이는 작가와의 서신 교환을 통해 은연중에 채우게 된다. 앞으로는 작가들이 이렇게 이메일을 통한다든지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멘토링 역할을 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너무나 바빠지실라나.....어쨌든 그런 역할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