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그린 화가들이라는 부제야 말로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누구인지 가장 짧고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인 것 같다. 현실 세계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나 꿈에서 본 것을 그렸으며, 또 한 작품이 두 개의 다른 그림으로 읽혀질 수 있는 그림이 바로 초현실주의에 속하는 그림이다. 화가들이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부터라고 한다.

  초현실주의는 프랑스의 시인 앙드레 브르통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그는 예술은 전쟁이나 정치, 고된 노동이라는 끔직한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인생에서 꿈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예술가들은 주변의 실제 사물을 그리기보다는 자신의 꿈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 브르통과 그의 친구들이 사용한 단어가 바로 ‘초현실’이었다고 한다.

  초현실주의자들은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보다 훨씬 이전에 활약했던 네덜란드의 헤에로니무스 보쉬의 ‘쾌락의 동산’과 16세기 이탈리아의 주세페 아르침볼드의 ‘여름’도 초현실주의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아픈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에서 시작된 초현실주의는 마르크 샤갈,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 호앙 미로, 막스 에른스트, 폴 델보, 이브 탕기, 만 레이, 프란시스 피카비아, 피에르 로이, 롤랑 펜로즈, 메레 오펜하임, 콘로이 매독스, 레오날 캐링턴, 폴 내시 같은 화가들이 즐겨 그리는 화법이 된다.

  이 책에는 이들 화가들의 작품에 대한 설명과 관련 용어, 초현실주의 시대의 변천사를 정리해 놓았다. 나는 이처럼 화가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책이 참 좋다. 집에서 언제든 손에 들 수 있는 갤러리이므로 얼마나 좋은가? 그림책을 볼 때가 행복하다. 그리고 몰랐던 그림과 화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