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세느강.. 다른 사람들은 생각보다 비좁고 지저분해 실망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언제쯤은 파리에 꼭 가봐야 할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줄리델피와 에단호크가 주연했던 영화  Before Sunset을 보고 동경해 마지 않았던 그곳,

바로 셰익스피어&컴퍼니 영문학 전문 서점 때문이다.

그런 작은 꿈 덕택에 내 안의 파리는 언제나 매력적이고, 낭만적인 도시로 남아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 탓에 잠시 잊고 지냈던 그곳을 이렇게 매혹적인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지난 주말은 눈물나게도 행복했다.

제레미 머서라는 사회부 기자의 자전적 에세이이지만,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소설의 느낌이 더 많이 난다.

뿐만 아니라 그의 글이 너무 매끄럽고 정직해서 오히려 그의 이야기를 사실로 믿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저자가 처음으로 ’시간이 멈춰선 곳’에 들어서서 이 요상하고 마법 같은 고서점의 한 부분 한 부분을 벗겨낼 때의 긴장감은

마치 해리포터의 킹스크로스 9와 3/4 승강장에서 호그와트행 급행 열차를 기다릴 때처럼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누구나 느닷없이 들어와 차를 마실 수 있는 홍차 파티, 서점 앞 타자기로 만들어지는 3장 짜리 즉흥 소설 판매, 40년간 계속된 일요일 아침 조지의 팬케이크 서비스,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와 더불어,

책 뒤 추천사에 있듯, 삐걱거리는 나무계단과 오래된 책냄새,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급진주의자가 있는 고서점에서

나 역시 새로운 삶에의 희망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