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역시 유쾌하다. 처음 그의 작품을 만난 건 대학교 2학년 때 갑자기 책을 읽겠다는 결심을 하고 가장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으면서 부터이다. 장문의 글을 읽는 것이 익숙지 않았는데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짤막한 단편의 글이 여러 개가 묶여 한 권의 책을 엮어냈기 때문에 독서 초보자인 내게 딱 맞았다. ‘공중그네’라는 작품을 먼저 만났다. 책에 나오는 주인공은 변함없이 주변 다른 상황이 변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유쾌하고 괴상한 상상력에 웃음이 났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라면 거의 다 읽으려고 했다. 이번에 만난 <오 해피데이>도 역시 그의 작품이기에 바로 선택하였다.

<오 해피데이>에는 여섯 가족이 나온다. 가족 구성원 중 특히 남편과 아내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매일 반복적인 일상에 지쳐 있다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일탈을 경험한다. 그리고는 다시 삶의 에너지를 찾게 되는 기운 나는 이야기다. 온라인 경매를 경험하고 빠져든 아내, 아내와 이혼하고 예전에 꿈꿨던 로망을 실현하는 남편, 잘생긴 영업사원을 보고 그와의 잠자리를 상상하는 발칙한 아내, 부도난 회사 때문에 집안일을 하면서 살림을 즐기는 남편, 매번 망하면서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남편, 로하스를 지향하는 아내가 못마땅한 소설가 남편... 그렇게 여섯 가족은 지루하기만한 일상에서 활력을 찾는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자꾸만 쳇바퀴 도는 인생을 사는 기분이 드는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새로움을 그저 갈망하고 있는 사람, 적극적으로 찾는 사람,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사람... 어떤 방식이든 새로운 경험은 살아가는데 자극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오 해피데이>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유쾌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해피데이, 오쿠다히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