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슬로푸드인 죽! 병문안을 할 때 예전엔 음료수를 사들고 가곤 했는데 이젠 본죽을 산다. 본죽에 담긴 정성을 사서 진실한 내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환자에게 전한다. 하지만 이제 죽은 아픈 사람들만 먹는 음식이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본죽이 바라는 바다.

회사 동료들과 본죽을 처음 갔을 때 나도 그 양을 보고 놀랐었다. “이렇게나 많이 줘요? 다 못먹을 것 같은데~” 그 때 동료분이 “괜찮아 반만 먹고 나머지 반은 포장해가면 돼! 나중에 소화되면 또 먹어~” 결국 모두가 남은 죽을 포장해 갔었다. 본죽은 포장에서도 정성이 묻어나 있었다. 먹던 죽이었는데 포장을 했더니 새로 만든 죽인 듯 했다. 아마 본죽에서 죽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본죽 회장 김철호씨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정성을 팔고 있었다. 그의 인생에서 실패는 빛났다. 전에 운영하던 회사의 부도... 쉽게 말해 망해서 절망감이 그를 둘러쌌을 때 그는 실패와 싸워 이겼다. 그리고 다시 만난 실패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그가 전하는 본(本)... 선한 영향력이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 엿보인다.

초심... 김철호씨는 초심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초심을 지키는 것이 본을 실천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은 변했다. 결국 김철호씨는 과연 자신이 지키려고 하는 것이 초심인지 아니면 현재의 본죽을 지키려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는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깊은 공감이 되었다. 항상 초지일관을 미덕으로 삼았지만 결국 변화를 적절히 수용하는 것이 자신이 진정 추구하려고 했던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확실히 성공담을 들려주는 다른 이야기와 다르다. 오히려 실패담이라고 할 만큼 저자의 어려웠던 시절을 통해 그 성공이 더욱 갚지고 빛난다. 독자로서, 본죽의 고객으로서 김철호씨가 앞으로도 이러한 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정성, 본죽, 김철호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