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를 드립니다.

이금이님의 단편집 <사료를 드립니다>에 실린 다섯 편의 단편을 읽는 내내 올해 중학교 들어가는 큰아들이 떠올랐다. 책 속 아이들의 성격이나 환경이 우리 아들과 비슷한 점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 가족 혹은 옆집 아이의 일인 듯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작가의 흡입력있는 글솜씨 때문이리라. 또한 작가가 글에 쓴 것처럼 주변에서 듣고 본 일들이 이야기의 씨앗이 되었기 때문에 현실감 있고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그 이야기의 열매를 맺게 하고 그 단맛까지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까지 들게 한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면 학습지선생님인 엄마와 딸의 재미난 에피소드로 그려낸 조폭모녀, 건조증을 앓고 있는 가족들 속에서 여자친구와의 알콩달콩한 재미가 들어있는 건조주의보, 착한 일을 하고 혹시나 선물을 받지 않을까 미리 기대하는 몰래카메라, 주변에서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가는 숙제를 하는 과정을 그린 이상한숙제, 강아지를 분양하고 나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사료를 보내 주는 가족의 이야기인 사료를 드립니다 가 실려 있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의 다양한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생각을 이해 할 수 있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감성과 그로 인해 고민하는 문제들을 들여다보면서 자녀들을 또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야기들은 짧지만 갖가지 생각거리가 들어있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고 같이 이야기할 만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