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공화정 이야기이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데다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기에 반신반의하며

솔직히 너무 두툼한 책이라서 읽기가 정말 어려울꺼라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지... 한장 한장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너무나 깊이 빠져드는게 아닌가.

로마시대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에 가공의 인물인 고르디아누스를 설정하여 존속살인사건이며 유죄가 확정된 자를 변호하기 위해서

사건 하나하나 뒷조사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자료를 캐는 그런 놀라움은 현대판 셜록홈즈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사실 로마의 역사나 배경에 대해서는 많이 무지하고 접하지 못해서 딱딱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로마에 대해 '로'자를 모른다 할 누구라도 그런 걱정을 단숨에 날려버리고 책 속으로 나를 빠져들게 하는 무서운 책이다.

추리소설이라는 것에 먼저 끌렸지만, 나도 모르게 어느새 지적으로도 채워져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며 뿌듯해질 때도 많았다.

추리소설이라는게 으레 반전에 반전을 주는 묘미와 어느 정도 예상을 하면서 책을 보게 되는데,

이 책은 특히나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기쁨을 주기도 했다.

비록 실존인물인 술라와 키케로를 주변으로 가공의 인물을 구성하여 만든 소설이긴 하나,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의 긴장감과 스릴을 주고, 역사의 지적만족을 주는 무엇하나 버릴 것 없는 책이었던 것 같다.

시대를 기원전으로 잡고 그 시대의 남아있는 자료를 토대로 이런 멋진 소설을 쓴 작가는 로마시대의 철학과 사회, 정치 및 사상과 권력 및 사회제도를

나같은 일반인들이 쉽고도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비록 허구의 소설이라하지만 최대한 역사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로마의 수사법이라든지, 중용, 정의라든지 생소한 단어들과 의미에 대해 2천년을 뛰어넘는 과거시대의 생활모습을 거부감없이 접할 기회를 제공해 주고 마치 내가 그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놀랍도록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더욱 기쁜 것은 이 책이 1편이고 앞으로도 9번이나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