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음모’가 많다. 
오랜 세월, 비밀의 침묵을 꿋꿋히 지키고 잘 버텨내다가 기한 만료로 어쩔 수 없이 공개되는 비밀들을 접하면
예전에 그게, 우리가 생각하고 믿었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첩보영화나 X파일 같은 시리즈를 보고 나면 
그와 유사한 비밀로 감춰진 것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누군가에 의해 은폐되고 조작될 수 있겠다는,
소위 말하는 ’음모론’ 에 마음이 많이 기운다.

"우유" 에 관한 음모, 진실도 이런 류의 하나다.
꽤 오래 전 일이지만, 인터넷 상에 글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읽으면서 새삼 ’음모’ 와 ’감춰진 진실’ 에 관한
호기심과 ’사실들’ 에 대한 놀라움과 감탄으로 흥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 특유의 ’잘 짜여진(앞 뒤가 들어맞는) 떠도는 글’ 의 특성상, 그 내용을 100% 믿기엔 
여전히 그 근거나 주장들이 모두 인터넷이라는 한 ’통’ 속에 있었던 것이어서 믿음이 크게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어릴 적 귀신이 없다고 생각한 뒤에 들은 귀신이야기의 여운이 남는 것처럼
’우유의 진실에 대한 의구심;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 인터넷 글들을 본 이후로 계속 남아서
깨운치도 못했고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 좀 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여러 종류와 장르의 책 중에 특별히 나에게는 ’고마움’ 으로 다가온다.
책의 내용도 보여졌으면 하는 과학적 근거와 연구자료 들을 충분히 싣고 있으며
낙농업계, 로비를 받은 정부, 과학자들의 이견과 반발을 충분히 다뤄줌으로써
일방적일 수 있는 '우유에 대한 위험한 이의제기' 의 각자의 의견을 팽팽하게 상기시켜 준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나오는 결론과 크게 다르지 않는데,
좀 더 깊이 있고,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우유가 15% 내외의 인간만이 가진 소화효소 덕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를 시키지 못한다는 것과
우유를 통해 칼슘이 보충되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칼슘 결핍' 이라는 것은 과장된 것이며
오히려 칼슘 과다 섭취로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것 등이 보편화된 정보이다.
여기에 더하여 뼈와 관련된 외에 '그 밖의 질병' 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우유의 과다섭취가 남성의 전립선암, 여성의 난소암, 파킨슨병 및 그 밖의 암과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논거와 논리는
그 말의 진위여부를 떠나 소비자로 하여금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차원에서 의미 있다.

어떤 논리든 그것이 '명제'가 아닌 이상 반대 논리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고의 개방 차원에서 유익한 것이며,
특히 우리 주변의 먹거리 '우유' 에 대해 그런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책 내용의 진위를 떠나, 최근에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유제품들의 장, 성장, 칼슘 등의 적지않은 홍보와 광고들을
바라보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근거있고, 연구되어진 결과인지를 새삼 되새겨본다면
저자의 낙농업계와의 계속되는 논쟁과 더불어 한 개인에게도 참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