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신체 기관 중 면적 대비 포괄하는 기능이 가장 광범위한 것이 ’뇌’ 이다.
그것은 지엽적이지 않으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섬세한 세포들의 기관으로 연결되어
전체 신체를 통제하고, 감각, 지각, 운동, 고통, 슬픔, 아픔 등의 수많은 것들을 만들어낸다.

현대 의학이 밝혀내지 못한 수많은 신체 기관 중 하나인 ’뇌’ 에 관한 구체적인 기능과 역할들은,
아직은 ’미궁’ 에 빠져있다고 해도 될 정도의 수준만 밝혀진 상태다.
더군다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의 ’뇌’ 에 관한 연구는 과거부터 꾸준히 되어 왔으나,
일반적인 수준이 아닌 ’영장’ 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능지어지는 이유들을 규명하지 못했고,
지구상의 다른 ’뇌’ 를 가진 동물들에 비해 월등한 이유도 역시 규명되지 못했다.

다만 진화론적 관점에서 소위 말하는 ’성장’을 거듭해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유출될 뿐인데,
수만년 뿌리깊게 이어온 지구상의 동물 중에 유독, 인간이라는 종만 살아남고 성장해 왔다는 억지에 봉착될 뿐이다.

그런 어려운 ’뇌’ 를 과감히 제목으로 드러내고, 체계적인 과학적 관점과 긴박한 사건 전개로
잘 짜여진 이 소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자신감’ 때문에 가능했다고 탄생했다고 생각된다.

그의 소설은 일상의, 우리 주변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나
평소 관심을 가졌을 법한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며, 깊이 파고든다.

슈퍼컴퓨터와의 체스 대전에서 승리한 저명한 의사의 죽음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죽음의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면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덮긴 안개를 차곡차곡 치워 나간다.

상, 하로 구성된 책의 거의 마지막 까지 독자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위한 준비로 내내 긴장해야 한다.
읽는 동안 몇번의 기대에 대한 좌절과 부응으로 ’뇌’에 얽힌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를 어느 덧 소설 속으로 몰입하게 하는데, 그것이 책의 장점이다.

아울러 끊임없는 제기되고 함께 엮여가는 ’그리스 신화’ 의 인물들과의 대칭과 복선은
독자에게 부가적인 읽을 거리와 상상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