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구" 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항구' 와 같은 말이라고 생각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포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배가 드나드는 항구' 라고 적혀있다.
즉 '항구'는 배가 드나들지 않아도 '항구' 이지만, '포구' 는 배가 드나들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각인된 선입관으로 우리는 '항구' 를 떠올리면 여객선, 유조선처럼 비교적 큰 배를,
'포구'를 떠올리면 나룻배, 작은 규모의 고기잡이배, 통통배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포구' 라는 말은 감성적으로 다가올 뿐 아니라, 일종의 '운치' 를 선사한다.

이 책은 시인 '곽재구' 가 포구를 돌아보면서 써내려간 기행문이다.
그의 삶 자체가 '시인' 인 까닭에 책에 언급된 시도 많거니와,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시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정취어린 포구의 모습, 포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은
마치 눈 앞에 그려지듯이 펼쳐진다. 
그리고 읽는 내내 은은함을 느낄 수 있는데 
절제되고 다듬어진 그의 시인으로서의 내구력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러 포구가 나와 있기는 하지만, 어느 포구를 가볼까? 하는 정보의 획득 차원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면 대략 난감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 책은 포구를 찾아가고, 어디가 좋다는 식으로 적혀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포구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감상하는 그 자체' 를 가감없이 표현한 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