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분량은 적은 편에 속하는 책이었지만 쉽게 빠르게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내가 과연 그 안에 담긴 참 뜻을 얼마나 내 마음 깊숙히 담아 드리고 있었는가’하는 마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이 책을 읽는 내내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와 내가 평소에 하고 있는 기도와 너무나도 큰 괴리가 있었다. 아니 내가 이제껏 드린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정말 기쁘게 받으신 기도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손을 구하기 일쑤였던 나의 기도,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그 분의 뜻을 구하는 기도보다는 그저 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마치 때 쓰는 아이처럼 졸라댔던 나의 기도, 세상 것들에 마음이 뺏겨 영원한 생명 주심과 이제껏 지켜 주신 것, 앞으로도 인도하여 주실 것에 대한 신뢰와 감사를 잃어버린 기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구하기 보다는 억울함을 쏟아 놓는 푸념 같았던 기도 ……. 지금까지 나의 기도를 돌아보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일독을 한 후 꼼꼼히 메모를 하며 회개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의 일곱 가지 핵심 모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내게 가장 큰 충격을 가져다 준 부분은 ‘하나님의 뜻’이다.

성경을 통해 나타내신 하나님의 뜻은 ‘세상 구원’과 ‘성도의 거룩’이다.

이 세상을 죄와 죽음의 권세 속에서 구원하여 의와 생명의 나라로 바꾸어 놓기 원하시며 구원받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기를 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고 하면서 ？ 그것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그나마 좋을 때 가끔씩 ？ 하나님의 뜻의 본질인 ‘세상 구원’과 ‘성도의 거룩’은 뒤로 하고 그 통로나 행위 자체에 더 관심이 있지 않았던가, 또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데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이기적인 기도를 해오지 않았던가. 어떤 일에건 과정이나 행위 자체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막상 그 본질을 잃어버리고 변질되고 마는 것인데 내가 구하고 있던 하나님의 뜻이 본질을 잃어버린 변질된 기도였던 것이었다.

주기도문의 내용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책의 말미에 실려 있는 중보 기도에 대해서도 역시 찔림은 마찬가지 였다..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이라고 수없이 외쳐왔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해서 하나님 앞에 드려야 할 제사장의 책임에 대해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가. 우리 주위의 작은 자, 고난 당하는 자를 등한히 하고는 하나님 앞에 제사를 드릴 수 없고, 우리가 이 제사장의 책임을 지고 나아갈 때 만이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제사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이제껏 그 책임과 특권을 마치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걸쳤다 벗어 버렸다 하는 장식품 정도로 여기지 않았던가

최근에 그 동안 막혀 있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조금씩 회복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것은 하나님 그 분이 누구이신가를 바로 아는 것, 아버지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그분 앞에 나아가 나 자신의 연약함을 진솔하게 쏟아놓고 그분은 긍휼하심과 은혜를 끊임없이 구하는 것, 그분을 간절히 구하는 것 만이 해결책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 책을 통해 깨닫게 하신 것을 기도할 때 마다 마음 속 깊이 되새기며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올바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으로 하나님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올려 드릴 수 있는 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