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가 읽던 책이 집에 잔뜩인 관계로 작은아이 책은 잘 안사게 되는데 가끔 새로운 "내 책"이 생겨야 더 애착도 생기고 책에 더 애정을 쏟을 것 같아 아낌없이 투자하기로 했다. (뭐, 그렇다고 대단하게 많이 사는것도 아니지만.)
황선미라는 작가의 영향도 컸지만 장래희망을 이야기할라치면 하루온종일 얘기해도 끝이 나지 않는 아이와 읽기에 참 좋을 것 같아 선물해주었다. 
우리들 한쪽으로는 아이스크림통이 놓여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인팍택배박스가 놓여있다.
나는 아이스크림이 얼른 먹고싶어 책은 조금 있다가 읽어주겠다고 했는데도 너무 너무 읽고싶어 죽겠다며 애를 태우니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채로 읽어줄 수 밖에. 아이스크림을 포기할 순 없다!!

이 이야기속에 "다정"이는 학교다니기를 싫어한다. 모든 것이 시시하단다.
친구들도 유치하고 다 아는것만 가르치고 아이들의 수다도 견딜수가 없다.
다정이란 친구 조금 성숙한 아인가보다. 다정이의 엄마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넌 도대체 뭐가 될거니??" 아이들이 말안들을 때 엄마들이 종종 쓰는 말. 뭐가 되려고 저러나...이런 뉘앙스다.
다정이는 공주가 되겠단다. 뜨아~~ 학교가 시시한 다정이가 되고싶은 것이 공주라니...
다정이 짝꿍 창우는 수학도 자기를 괴롭히고 한글도 자기를 괴롭힌다고 한다. 하나도 모르겠으니 그저 괴로운거다.
이런 창우가 한심스럽지만 알고있는 것을 아주 모른척하기도 싫어 창우에게 간섭하다보니 자꾸만 선생님께 지적을 받는거다.
이러다보니 학교생활은 더 재미없어지고 시시해진다. 당돌하고 깜찍한 다정이, 선생님께 말씀드린다.
"학교가 시시해서 이제 안나오겠어요." ㅎㅎㅎㅎ
어이없지만 다정이의 이런 모습이 신선했던지라 선생님은 한가지 숙제를 내준다.
이리하여 아이들에게 장래희망 숙제가 나가게 된다.
그런데 조금 색다르다. 장래희망을 알아오되 몇가지 조건이 붙는다.
1. 자기 소원이 무엇인지 표시내고 오기(그림,옷,물건 등을 사용)
2. 절대로 말로 하면 안되(표시만 보고 서로 알아 맞히기)
3. 엄마 아빠한테 묻지 않기(반드시 자기 생각이라야 함)
이거 참 재미있어 보인다.
아이들은 열심히 준비하여 온다. 음표를 목에 걸고 빗자루를 타고 오고 발레복을 입고 오고 축구공을 목에 걸기도 하고.
똑똑한 다정이는 공주가 꿈이기에 화려한 드레스로 한껏 치장하고 온다.
하지만 누구도 다정이의 꿈이 공주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다정이네 반에서 가장 외소하고 말도 못하고 최근에 x까지 싸버려서 친구들에게 놀림받던 상민이는 머리에 지하철노선표를 쓰고 왔다. 모두들 놀려대고 궁금해했다.
평소 말한마디 하지 않던 상우는 작게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도원, 제물포, 주안, 간석, 동암.........줄줄이 노선표를 읊어대자 친구들은 조용해지고 상우에게 귀기울이기 시작한다.
상우의 꿈은 모든 지하철의 노선을 따라 혼자 여행하는 것이다.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꿈이 다르다. 수백가지 꿈도 있고 하나만 고집하는 꿈도 있다.
나의 꿈도 중요하지만 다른 친구들의 꿈도 알아가고 함께한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꿈을 다른이에게 알림으로서 꿈에 더 가까이 다가서게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에 무한한 꿈을 꾼다. 새가 되고 싶다고도 하고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도 하고 선생님이 되고싶다고도 하고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도 하고 전광판에 글씨가 나오게하는사람도 되고싶다고 한다. 
매일같이 아이들의 꿈이 바뀔지라도 더 많이 꿈꾸게 하고 더 많이 새로운걸 알게하고 싶다.
아이들과 다정이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우리끼리 해보는 것도 꽤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내일은 어린이 날, 즐거운 놀이와 자유로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즐거운 시간을 갖어야겠다.
아는 만큼 되고싶은 것도 많아질테니.



도대체넌뭐가될거니, 비룡소, 난책읽기가좋아2단계, 황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