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쪼그만 녀석이 무슨 걱정이 있어?"

어른들이 흔히 하시는 말로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것을 해결해주니 아무 걱정없이 공부나 하라는 식의 말로 애들의 걱정꺼리를 일언으로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돌리켜보면 어렸을 때 나름대로 고민거리가 있어도 그런 어른들의 무시(?)의 말투에 상처를 받고 혼자서 걱정꺼리를 안은 채 끙끙대다 어느 순간 잊어먹고 새로운 걱정꺼리로 살았던 기억이 나는데,어른들은 어른 나름대로의 고민이있고 아이들은 작은 걱정거리지만 자기 몸에 맞는 커다란 걱정거리로 자리잡아 스트레스가 있다고 들었답니다.

잠은 자고 일어나 보니 간밤에 날벼락은 맞은 것처럼 생겨버린 꼬리로 지호는 혼자 끙끙댑니다.

이대로 학교에 갔다가 놀림거리가 되지않을까?(5살 우리 딸도 가끔 친구들이 놀릴까 겁난다고 말하는데 똑같네요^^)

'바지 속에 쑤셔 넣어 볼까?

아빠 옷으로 가려 볼까?'

혼자서 끙끙대며 할 수없이 손으로 꼬리를 가리고 학교에 가는 지호의 모습에 살짝 웃음이 묻어나네요.(제 일이 아니라 그런가요? 만약 잠자는 사이 제 몸에 꼬리가 달려있을 것을 발견한다면 전 까무라치겠죠?)

등교길 내내 꼬리에 대한 걱정으로 가슴 졸이는 지호를 무시라도 하듯 걱정의 무게만큼 꼬리는 쑥쑥 자라 지호보다 더 커져버리네요.

걱정이란게 지호의 꼬리처럼, 하면 할 수록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같아요. 그게 걱정의 특징인건지.....

살금살금 교문을 들어서는데 짝꿍 민희와 마주쳐 얼른 꼬리부터 가리지만 약간은 놀란듯 가리고있던 민희의 볼에서 세상에 수염이 발견되었네요.  교실로 들어가보니 이건 더 가관!  다른 친구들의 모습은 이미 갖가지 동물들의 특색이 나타나 저마다의 걱정만큼 각기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었어요.

이 부분에서 얻는 묘한 짜릿한 감정이란!   지호뿐아니라 제 딸도 동물들의 특색을 살펴보고 '저마다 이런 저런 걱정거리로 살아가고있구나!' 굳이 설명하지않아도 그림의 한 장면이 단적으로 얘기해 주고 있더군요.

결국 지호는

"네 꼬리! 괜히 걱정했잖아!"

웃음으로 마무리하고 누구에게나있는 걱정거리를 별스럽지않게 털어냅니다.

지호가 교실로 들어가 친구들을 만나기까지 지호의 꼬리가 주는 걱정에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저나 우리 딸은 '어떡하지?어떡하지?'를 몇 번이나 되뇌었는데,마지막 장면이 주는 교훈(?)이 약간은 허무하기도하고 긴장이 턱~허니 풀어지며 색다른 감동을 주었네요.

극적인 반전이라할까요?

아직 어리지만 나름대로 걱정이 있을 딸에게

"하린아 이렇게 누구나 걱정이 있는거야. 그러니 하린이 걱정이 있다해서 .소심하게 있으면 안돼. 무슨 말인지 알겠지?"

했더니 자기도 꼬리가 생기면 꼭 엄마한테 말하고 감추지 않겠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