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지라도 괜찮아?

책 제목이 주는 희망적 늬앙스와 달리 의구심을 먼저 품어보았답니다.

정말 이 시대, 이 사회에서 꼴지라도 괜찮다고 할 사람이 몇 이나 될런지......

 

운동을 싫어하는 기찬이는 제비뽑기에서 뜻밖에 이어달리기 선수로 뽑히게 됩니다.

함께 뛰게 될 이호는 달리기를 잘 하는 아이로 기세등등하지만

막상 운동회날 아침 배탈이 나버려 이어달리기를 할 수없게 되고 다른 팀과 반 바퀴이상의 차이가 나는바람에

기찬이는 부끄럼을 무릎쓰고 달려나가지만 뜻밖의 친구들의 함성에 놀라게 된답니다.

알고보니 친구들이 다른 팀 마지막 주자와 기찬이를 막판 레이스 경주를 벌이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네요.

하지만 친구들은 격려를 아끼지않고 비록 경기에선 졌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대견한 모습을 볼 수있네요.

 

약간은 코미디같은 하지만 한 번쯤 누구나 겪어봤을듯한 헤프닝을

기찬이라는 친구를 통해 재미있게 그려낸 책인데 4월30일 초등학교 입학후 첫 운동회를 치루게될

딸과함께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답니다.

얼마전 달리기주자를 뽑는 2번째 예선전에서 3등을 했다며 서운해하던 딸아이는

뜻밖의 제비뽑기식 달리기주자 선출 방식부터 흥미로웠나 봅니다.

 

운동 못할걸로치면 저또한 기찬이 못지않게 못하는 사람으로써 이런 선출방식도 공평하다~느끼면서

한 편으로 자기때문에 불이익을 받게 될 반의 위치때문에 얼마나 속으로 전전긍긍했을것인가

여린 아이의 마음이 표정 하나만으로도 느껴지더라구요.

 

이 책에서 기찬이를 통해 심어주려는 가치가 꼭 운동경기뿐아니라

1등만 기억해주고 1등만 격려해주는 우리 사회의 통념을 조금이라 깨뜨리고자 이런 글을 쓴 것이 아닌가

금방 파악되더군요.

아무리 과정이 중요하다해도 결국엔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결국 결과물의 등수가 아닐런지,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실감하고있는 대목 아닌가 이 글을 통해 뉘우치게 되더라구요.

 

꼴지에게도 박수를!

내가 아니면 이 멋진 말을 해줄 수있는데 내 경우라면 또 내 아이의 경우라면

솔직히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하지만 결과물 못지않게 노력하고 부지런히 닦아가는 과정과 그 마음가짐에 눈 여겨봄을 잊지말아야한다는 사실을

내 아이에게 그리고 주위 여러 사람에게 이 책을 통해 꼭 알리고 싶더라구요.

삭막한 사회에 돌을 던지기보다 이 따뜻한 한 권의 책으로 열마디를 절제할 수있는 힘을 가질 수있다면

진정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실천한 게 아닌가싶어

딸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까지하게 되었답니다.

 

아직은 자라고있는 가치형성과정에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 재미난 에피소드와 그 가치가 전해주고자하는 메시지를 함께 전파하고싶은게 작은 바램입니다.

그리고 내 딸에게도 꼭 1등이 아니여도 괜찮다 말하고싶네요.(솔직히 꼴등은 피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