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구로 보이나?'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런말도 별로지만 당했다고 생각했을때 끓어오르는 분노는 얼굴과 마음을 매우 못쓰게 만든다. 그럴때 수없이 드는 생각이 있다. 때론 패주고도 싶고 욕도 큰사발로 하나 퍼주고 싶다. 그랬다가는 때론 미친사람이 될때도 있고 그로인해 단절을 겪어야 하기도 한다. 유별나다거나 튄다는 이야기도 듣고 싶지 않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기도 한다. 그럴때 사람들의 결속력이란 무섭고 치명적이다. 무난하게 살아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싶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가족들 아니고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주는 사람은 쉽지 않다. (이 역시 남보다 못한 경우도 은근히 많다는 것을 알고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친구사이에도 효용성이 필요하다. 직장에서의 효용성은 말할것도 없다. 능력이 그럭저럭이면 언제 잘릴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능력있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환영 받지만 능력이 없다면 어디에서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어린시절 친구가 부담없고 좋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효용성만 따지게 되는 것 같다. 쓸모 없는 물건은 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두는데 인간관계의 청산은 서로의 필요성에 따라서 과감하게 잘려나간다.

사랑하는 사람도 친구관계도 너무 가까우면 불에 데이고 만다. 적당한 거리가 모든 사람의 관계를 매끄럽게 만든다. 그런데 그 거리가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책에서처럼 사람과의 관계가 가까우면 자칫 상대방에 의해서 휘둘릴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휘둘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관심 받길 바라면서도 지속적이면서 집요한 관심은 바라지 않는다.

작은 것이 민첩합니다. 잘게 나누어진 것들이 유연합니다. 세상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관계의 변수, 이것들에 대응하기 위하여 우리는 분리하고 분절해야 합니다. (163쪽) 공과 사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공적인 일을 집까지 끌고 들어오면 안된다. 그로인한 피해는 매우 치명적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서 공과 사를 나누고 쪼개고 그리하여 감정을 나눈다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유동적이여야 한다. 되도록이면 나쁜일들은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잘 안되었지만 모든것이 훈련을 하다보면 점점 좋아지는 듯하다. 하지만 그러다보면 중요한것마저 잊어 버릴수 있다. 저자 역시 모든것을 잘하고 싶다고 했지만 그 모든것을 감당하려면 인간으로서 삶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것저것 다 잘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순 없다.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다. 스스로 잘하고 싶은 일들을 쭉 적어본다. 그리고 상충되는 일들이 있다. 그중에서 중요하거나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해서 머릿속의 복잡함을 내려놓는 것이다.모든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과 같은 일치일 것이다.

 

세상이 급격히 변할수록 그래서 우리에게 더 많은 충격과 자극이 밀어닥칠수록, 이를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 자기만의 '방법'이 필요합니다. (167쪽)

세상에 널려진 대상을 보다 보면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헤겔은 강조합니다. 진리를 찾고자 한다면, 시시때때로 변한는 대상에서가 아니라 대상을 일관적으로 인식하는 자아에서 찾아야 한다고,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간 대상의식이 자기의식으로 전환됩니다. (175쪽)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때와 장소와 사람을 가릴 줄 아는 것' 이라는 얘기하고 싶습니다. 말이 쉽지 실천하기 얼마나 어려운 덕목입니까? 때와 장소와 사람을 분별하는 안목, 그리고 그에 맞게 처신하는 것입니다. (180쪽)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때마다 적절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알맞은 백신과 일침도 필요하다. 모든것을 휩쓸어 버려도 스스로는 살아남을 수 있는 강력한 아이템도 필요할 것이다. 무수히 갈고 닦아야 할 문제인듯 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포괄적인 말을 믿기엔 세상은 험난하다.

<이 책은 쌤앤파커스에서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