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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책입니다. 읽으면서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났었던 책이였습니다.  "엄마 아빠께 사랑한다고 자주 말하시나요?" 저도 쑥쓰러워서 말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오늘은 사랑한다고 말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꼬옥 안아드리는 것도요. 어렸을 적에는 엄마만 찾아다니거나 아빠만 찾았는데 이제 컸다고 부모님들께서 많이 섭섭하실듯 해요. 

<고령화 가족>이나 <불량 가족 레시피>에서의 가족 구성원은 다 제각각이였습니다. 서로가 으르렁 거릴꺼면 왜 함께 사는지 모를정도이기도 하지요. <고령화 가족>에서 주인공인 나는 한때 영화감독으로 충무로에 설뻔도 하였으나 영화의 실패로 지금은 자기 몸 눌 방한칸도 없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형은 놀고 먹는 백수라 '나'라는 인물은 형을 형같지도 않고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거기다 가막소까지 들어갔다 왔지요. 여동생도 딸과 함께 엄마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집에 여럿이 옹닥거리고 살려니 쉽지 않습니다. 빌라 앞에는 늘 해바라기를 하는 할매들이 줄지어 앉어 이집 저집 방아를 찧고 있습니다. '나'가 살고 있는 집이 요즘 주 화제거리 인데 가막소에 같다 온 놈이랑 같은 빌라에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심각하고 처량 맞아 보이기까지 한 이 집 가족들에게도 큰 위기가 닥쳐 옵니다. 함께 있으면 불편하지만, 또 떨어져 지내면 안쓰럽고 걱정되는 가족.  


<불량 가족 레시피>에서의 가족 구성원 역시 다채롭습니다. 이 집안은 엄마가 없습니다. 세남매의 어머니가 각기 다르고 할매는 집안 살림 하시느라 허리가 휘고, 아버지는 그나마 돈벌이로 간신히 버티어 내고 있습니다. 성격도 다양하니 언제 터질지 모르고,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가족 입니다. 막내 여울이는 집 나갈려고 진즉부터 벼르고 있었으나 다른 가족들이 자신 먼저 다 집을 나가 버립니다. 늘 티격태격 하더라도 함께였다가 집을 나가버리니 빈 자리가 큽니다. 심각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터지네요. 아마도 너무나 진지했다면 서글픈 책이였을 겁니다. 위태한 순간 여울이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일어섭니다. 가족은 가끔 떨어져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49일의 레시피>는 계모 오토미가 죽고 난 다음,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위해서 준비한 레시피입니다. 과거나 현재나 새엄마가 설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오토미는 좋은 엄마였고 부인이였습니다. 어린 딸은 새엄마에게 못되게도 굴었겠지만, 미워서 그런건 아닐겁니다. 아마 자신의 엄마가 잊혀지는게 두려웠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는 큽니다. 특히 엄마의 빈자리는요. 계실때는 잘 못 느끼지요. 그냥 계시는 것만으로도 산처럼 크고 든든하다는 것을요. 

<엄마의 다락방> 에서는 할머니와 '나'가 함께 살게 됩니다. 엄마는 죽고 아빠는 모릅니다. 사춘기 시절의 '나'는 할머니께 으르릉 거리기만 하고 짜증만 냅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엄마의 물건에서 일기장과 사진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와 함께 아빠의 이야기를 알게 되죠. 아빠는 한마디로 무책임한 사람이였습니다. 처음엔 저도 무지 화가나더군요. 그런 무책임한 행동에 말이죠. 그런데 시간이라는 것이 무서운가 봅니다. 읽으면서 아버지란 사람은 참 약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상처가 무서운 사람은 아픈것을 견뎌내지 못하고 늘 도망만 다닌다는 것을요. 그것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가 될 꺼라는 것을 알지도 못한체 말이죠. 바보처럼 자신의 뒤에 따라올 수많은 행복과 슬픔에 대해서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겁니다. 다른 이들로 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더욱 신경질적이고 자신을 그 안에 가두어 놓고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한거죠.시간이 흘러 아버지도 깨달았을 겁니다. 그것이 자신을 더 큰 슬픔에 가두어 놓는다는 것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못말리는 3공주>는 재미있고 즐거운 만화책입니다. 3자매의 일상을 그리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후우,스우, 치이의 행복한 나날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엉뚱한 상상을 자주 하는 후우와 태어날때는 부처님 같은 아이였던 스우는 이제 내멋대로 아이가 되었고 치이는 굉장한 악동입니다. 특히 치이가 밥먹을때의 전투적인 모습은 매우 귀엽습니다. 세아이의 사랑스런 모습과 엄마와의 치열한 하루하루가 그려져있죠. 우리가 마음속에 그려보는 가정이지 않을런지요. 

<아기와 나>는 가슴 아픈 만화책이였습니다. 동생의 귀여운 모습이 사랑스러웠지만요. 엄마가 일찍이 돌아가셔서 형(진이)아가 동생(신이)을 돌봐야 했죠. 형아 역시 초등학생으로 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했지만, 아빠는 회사일로 바쁘죠. 신이는 울보에 때쟁이고 진이가 집안일에 신이까지 잘 돌봅니다. 아빠가 새엄마를 소개하려 할때 진이는 참을 수 없는 감정에 돌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신이는 이제 자신의 손으로 옷을 갈아입을 때가 되었을때 진이는 알 수 없는 섭섭한 감정을 갖게 됩니다. 이제 자기 자리는 없어져 버린듯한 느낌. 서운한 기분이였을 겁니다.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서 사는것은 축복이고 행복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떨어져 있더라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그게 <가족>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