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테마 여행이 있다. 세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견학하는 것이다. 책이나 방송으로만 보던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즐기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 뭐 그러기 전에 우리나라부터 다녀봐야지 생각하지만 주말이라고 열심히 일하는 탓에 서울 인사동 거리의 아주 작은 소 전시관들이나 들려볼 뿐 엄두를 못내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 언제부턴가 가지게 된 미술에 대한 관심, 아직도 미흡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며 의욕만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무언가를 알아가는 것은 즐겁다.

 

너무나도 기특한 책을 만났다. 『THE 20TH CENTURY ART BOOK』

두툼한 두께에 책 안 가득한 컬러플한 사진들에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요 며칠 비싼 돈을 주고 입장해야만 볼 수 있었던 전시회와 몇 권의 책을 사서 모아야 만들어지는 20세기 미술사를 두루두루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조금은 나와 동떨어진 분야라고 생각했던 ART가 친숙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20세기는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많은 변화와 새로움이 도래하는 시기였다. 정치 사회 문화 과학에까지 이른 급진적인 변화는 실험적인 시도들에 의해 이끌어졌고 세계를 하나로 묶어내었다. 여기에 미술만이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좀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발전을 이끌어 냈으며 이제는 익숙한 장르들이지만 유화, 콜라주, 조각, 레디메이드 오브제, 설치와 비디오 (책에서 발췌) 등의 매체들이 생겨났다. 미술가들의 이름에 따라 A-Z까지 미술의 고전과 인기 미술가들 그리고 그들의 작품에 더해 용어나 미술사조까지 정리가 되어 주니 탄탄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도대체 어디까지를 ART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책 안의 작품들 하나하나가 미술가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세상에 보여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500여 페이지긴 하지만 깔끔하게 그 흐름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이나 (p366) 앤디워홀의 수프캔(p484), 구스타프 클림트의 유딧과 홀로페르네스(p241)처럼 여러 미술책에서 자주 보던 작품들도 보인다. 때론 이런 것도 미술이구나 하는 웃음이 나기도 하는 작품도 있고 지나판 (p357) 처럼 아무리 퍼포먼스를 찍은 것이고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고 해도 미술은 편하고 보기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못해서 그런가 보는 것 자체가 불편한 작품도 있다.

 

아직도 모르는 미술가 투성이이고 작품들조차도 처음 접하는 것들이 대부분인듯 하다. 넘쳐나는 작품들과 빠르게 변화는 시대사조를 모두 알수는 없을 것이다. 더구나 전공분야가 아니라면 일반인에게 미술은 더더군다나 어렵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런 대중이 미술에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작품을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감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그런 의미에서『THE 20TH CENTURY ART BOOK』은 가까이 두고 들여다 본다면 좋은 책일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