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은, "도대체 왜~?" 싶은 책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정말 좋다~!" 싶은 책이 많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뜻일 것이다. <<프린들 주세요>>는 초등 논술 지도자 공부를 할 때 여러 곳에서 추천 받은 책이다. 보통은 아이들을 지도하기에 좋은 책을 고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들에게 꼭 읽혔으면 하는 책들을 고르는 것이 목표이므로 그런 뜻에서 <<프린들 주세요>>는 내가 기대했던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대했던 것 만큼의 큰 감동을 받았다. 

닉은 링컨 초등학교에서 그 누구보다 기발한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아이이다. 그 기발한 생각들은 선생님들을 놀라게 하고, 수업을 방해하기도 하며 같은 반 아이들을 상상의 나라에 데려다 놓기도 한다. 닉이 5학년이 되던 해, 만만찮은 적수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국어 담당의 그레인저 선생님이시다. 그레인저 선생님은 그 어떤 방해에도 꿋꿋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수업을 진행하시고, 왠만하면 닉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는다. 그런 그레인저 선생님은 닉에겐 새로운 도전 과제였다.

다른 선생님들과는 달리 닉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계시는 듯한 그레인저 선생님과 닉은 "낱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누가 그 이름을 정했냐는 닉의 질문에 "네가 그런 거야, 니콜라스"라고 답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누군가가 어떤 것의 이름을 붙여 "무엇"이라고 부르기 시작하고, 그 주위 사람이, 또 그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점점 퍼져나가 결국 그 어떤 것의 이름은 "무엇"이 된다는 생각. 그리고 실천! 하면 그 누구도 따를 자가 없는 닉이기에 펜 대신 "프린들"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기 시작한다. 

선생님이라는 위치가 아이에게 얼마나 힘이 되고, 지지가 되며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다. 그저 한낱 선생님과의 심리 싸움으로 시작했던 닉의 장난은, 일파만파 큰 사건으로 이어지고 악역을 맡은 그레인저 선생님의 물밑 지지로 닉은 그만큼 크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너는 앞으로도 훌륭한 일들을 할 거야. 난 네가 그러리라고 굳게 믿는다. 그러니까 조금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해서 입을 꾹 다물고 지내서는 안 돼."...138p

모두 끝난 것 같던 이 싸움은... 10년이 지난 후, 선생님의 편지가 도착하며 정말 큰 감동을 안겨준다. 닉이 교만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큰 사건 아래에서 조용히, 지지해준 그레인저 선생님 덕택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틀 안에 넣지 않고 아이의 폭발적인 창의력과 상상력까지 끌어안았던 그레인저 선생님이 존경스럽다. 선생님 이야기가 나오는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얼마나 책 속의 인물들을 부러워하는지... 그저 우리 아이에게도 훌륭한 선생님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