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것은 정정당당한 경기, 경쟁, 금메달이다. 모두가 정정당당하게 도전하고 즐기기 위한 올림픽이지만 분명 상은 존재하고 그 메달을 따기 위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금메달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올림픽이 있을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때론 메달을 따기 위해 과열 경쟁을 하기도 하고 어떤 선수들은 해서는 안 되는 방법을 쓰다 낭패를 보기도 한다. 정정당당한, 즐기기 위한 경기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모두가 일등인 야옹이 올림픽>은 제목에서부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올림픽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첫 장을 넘기면, 거기서부터 틀을 깬다. 달리기 선이 그려져 있는데, 같은 곳을 향해 달리지 않아도 된단다. 원래 달리기라는 건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고 같은 선에서 출발해 누가 빨리 도착하는가를 겨루는 경기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야옹이 올림픽에선 같은 곳을 향하지 않아도, 같은 곳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심지어 함께가 아니라 달리고 싶을 때 달려도 된단다.

 

 

지치면 쉬고, 길을 잃으면 좀 헤매도 되고, 빙글빙글 돌아서 다시 시작해도 된단다.

 

 

세상에~! 올림픽인데 심지어 다른 이에게 의지해도 되고 도와줘도 된다니, 이건 정말 올림픽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허용하는 야옹이 올림픽에서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할퀴는 것"이다. 싸움은 안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일등이고 꼴등이 없으니 불필요한 경쟁도 필요 없다. 그렇게 모두 참가했고 모두 열심히 했으니까 메달도 모두 나눠 갖는다.

 

한 장에 한 문장! 짧은 이 문장 속에 참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읽다 보니 숨겨진 뜻도 보인다. 이 야옹이 올림픽에선 누구 하나 뒤쳐지지 않고, 빠지지 않고 모두 참여하여 함께 즐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진짜 올림픽의 의미가 이런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참 체육을 못하는 아이였다. 뭘 해도 뒤지고 그러다 보니 체육 시간 자체가 싫었다. 체력 평가 때는 정말 끔찍했다. 그럼에도 좋은 기억 하나는 너무 기록이 나오지 않아 나머지 달리기에 당첨되어 너무 우울해 있을 때 우리 반 가장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가 내 대신 뛰어줬을 때이다. 싫었던 달리기를 안하게 되어서 기뻤던 것이 아니라 그다지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친구였음에도 나를 위해 뛰어주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고마웠다.

 

도와주어도 되고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는 야옹이 올림픽.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자랐으면 좋겠다. 너무 많이 경쟁하지 말고 어려운 친구를 보면 당연하게 도와줄 줄 알고 자신이 어려울 때에는 도움을 청할 줄 아는 아이로 말이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