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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은 영혼에 낙이 되는 것이지. ~ 그것은 규칙적이었다. 반복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었다.  제 1 권 - p.27 “경마장에서 뛰는 말이 있고 밭을 가는 말이 있단 말이지.” 언젠가 주교가 그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성직자는 둘 모두를 모두 제 쓰임새에 맞게 쓸 수 있어.” 그는 스스로를 기만하려 들지 않았다. 그의 생각에 자신은 밭을 가는 말이었다. 그는 밭의 한쪽 끝에서 진로를 정하고 다른 쪽 끝까지 갈았다가 다시 갈면서 돌아왔다. 제 1 권 - p.p 186-187 사람들이 그러기를 제 시계와 면도기 세트에서는 잠시도 눈을 떼지 말아야 하지만 성경을 훔쳐갈 사람은 없을 거라고 합니다. 그들이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풍요로움을 상상할 수 있다면 모두 그것에 눈독을 들이겠지요. 저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 중략~ 존재할 거라고는 결코??했습니다. 제 2 권 -p.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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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낯익은 콧노래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려 본다.

아련한 고향의 향수가 스멀스멀 저 기억 너머로 찾아들면 느티나무 아래서 놀던 동무들과 동구 밖 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며 함께 불렀던 노래들........

그 많던 기억들이 추억이 되어 오는 지금 이 순간 나는 미트포드 마을을 그려본다.

푸르른 언덕 밑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동네 미트포드!

우리네 시골 마을을 꼭 닮은 미트포드에선 오랫동안 그 마을을 보듬어 온 팀 신부와 그의  이웃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설은 성공회 목사인 팀 신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듯하지만, 얼핏 미트포드 사람들 속에 팀 신부가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일 만큼 그들의 관계는 돈독하며 애정어리다.

팀 신부의 생일을 몰래 준비해 깜짝 이벤트를 한다든가,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된 그를 위해 염려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마다않는....... 그들은 이방인에게 텃새도 부릴 줄 모르는 소박한 인간애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의 삶이 언제나 풋풋하게만 그려내 질 수 없듯이 미트포드 사람들에게도 고통과 아픔, 외로움과 좌절 속에서 여러 번 고배의 쓴잔을 들이킨다.

팀 신부는 그렇게 세상의 풍파 속에서 넘어지고 다쳐 헤진 영혼에 마음의 안식처와 휴식을 주는 미트포드의 진정한 목회자였다.

떠돌이 개 바나바를 거두고, 버려진 아이 둘리를 끌어안고, 교회에 숨어들은 도둑 조지 게이너의 참회를 기다리기까지, 자신도 인간이기에 벅찼을 인고의 시간들을 온전히 감내하며 기도한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미트포드의 사람들은 팀 신부와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저 다만 그의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기를 기원하며.........

이 소설의 제목을 다시 붙인다면 나는 ‘미국의 전원일기’라 명하고 싶다.

지극히 평범한 목가적인 풍광에 우리네 인생사가 다 들어가 있기에 굳이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조연인 작품이 아닌 진정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밋밋할 만큼 하품도 여러 번 했지만 책장이 자꾸 넘어가는 모순은 또 무엇인지 마치 몇 년 전 20년이 넘게 장수 프로그램으로 군림했던 <전원일기>의 모터와 상당히 닮아있다.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치달은 그 어떤 작품보다도 천천히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 작품의 최고 비법은 공감이었다.

내 이야기, 그리고 내 이웃의 이야기, 나아가 우리 동네 이야기였기에 충분한 긍정성이 가능했고 메말라만 가는 정서에 촉촉한 봄비와도 같은 느낌이 있었다.

책장을 덮고 나는 며칠 전 시댁에서 보내주신 맛난 김장김치 몇 폭을 꺼내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옆집 대문을 두들기며 멋쩍게 그릇을 내밀었다.

“ 맛이라도 보시라고 조금 내왔어요.”

너무나 황송해하며 그릇을 건네받던 옆집 아주머니는 잠시 후 내 그릇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를 한 가득 내밀며 말했다.

“ 김치엔 고구마가 최고지요 호호호”

내가 사는 이곳도 미트포드 이리라. 적어도 내가 사는 이곳만큼은.......

사색의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