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으면서 글과 그림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평소 글과 그림이 어울려진 책의 많이 읽어보고 접해보았지만 그 책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 글과 그림에 빠져들면서 샤갈만이 뿜어낼 수 없는 매력에 빠져버린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 또한 고전적인 풍이 많이 느껴져 흥미를 잃지 않고 더욱더 집중하여 잘 읽을 수 있었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어렸을때 동화책으로 나와있는 큼직한 글과 많은 그림으로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가 자란 다음 다시 읽어보니(물론 같은 제목이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어렸을때 받은 느낌과는 또 많이 색다른 멋이 있었다. 작아진 글씨, 많아진 이야기. 또한 그림까지 달라보였다. 풍성한 색채와 다양한 그림선들. 쉽게 표현하자면 마치 어른 동화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는 샤갈이 직접 고른 총 4편의 이야기가 있다. 흑단마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줄나르와 바드르 바심왕의 이야기, 어부 압둘라와 인어 압둘라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카마르 알 자만과 보석상 아내 이야기. 4편 모두 훌륭한 이야기였고 멋진 그림이였다. 4편의 이야기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데 세 번째 이야기인 어부 압둘라와 인어 압둘라 이야기이다. 이야기 또한 재미있었고 샤갈이 그린 판화 그림 또한 나머지 세편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색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림의 거의다는 한가지 색깔로 표현했지만 선명했고, 강한 색채였지만 은은하게 표현한.. 그런 수수께끼 같은 그림이었다.

샤갈의 그림은 이번 책을 통해 처음 만난다. 다른 책을 통해 마르크 샤갈이라는 화가를 알고 있었지만 직접 그림을 접해볼 기회는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한번 보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 샤갈을 만날 줄이야 ! 이 책을 통해서 샤갈의 선과 색채에 대해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샤갈의 그림도 좋았지만 이야기 또한 훌륭했기에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샤갈의 그림이 멋스럽다고 하더라도 이야기가 지루하고 샤갈이 그린 그림과 어울리지 않은 이야기였더라면 흥미가 많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 또한 완성도가 높았고 샤갈과 잘 어울렸기에 제목 또한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라고 붙여진게 아닌가 라는 추측을 해 본다.

고전 이야기와 옛 판화그림들의 기막힌 조화 ! 다음에는 어떤 그림으로 샤갈이 우리를 찾아올지 기대 해본다.

예술에 대한 사랑은 삶의 본질 그 자체이다. -마르크 샤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