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읽고 또 읽었던 책에 대하여...

저자 박완서 님의 한 말씀만 하소서 를 동생네에서 가지고 와 읽고  또 읽었다.   50세가 넘어 가톨릭에 입문하여 지금은  여러 가톨릭매체에 글을 적으시면서 보기에 행복해보이는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 분이다.  40에 자신이 하고싶어하고 꿈꾸던 문학에로 정식으로 입문하고 그의 작품은 대개가 출간되는 대로 베스트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런 행복중에 찾아온 인간적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도 용납되지도 못하는  순식간의 비보를 듣고 울부짖는 어머니의 통곡과 평소 너무나 평범한 한 엄마로 주부로 이웃아주머니로 살아왔던  지극히 당연한 것의 추구를 일상으로 삼고 살아오던 가운데 일어난 일에 대하여  스스로를 부정하며 자신을 파괴하며 나날을 지내고 있던 중의  실제적인 이야기의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비보앞에서 벽에 걸려있던 십자가를 내동댕이 쳤을 정도로 자비로우신 신에 대하여 절망하던 그가 그러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하나씩 받아들이며  절대자곁으로 다가 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부정하고 부정하여도 어쩔 수 없는 것..  흔히 가톨릭에서는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내가 택한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부르셨다’고.  우리가 세상에 있기 훨씬 전부터 나를 택하셨다는.   그 얼마나 가슴뛰고 설레는 이야기인지.

이런 면에서 사물을 또는 일어나는 사건이나 발생을 보면 어느것 하나 당신의 뜻이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 한 말씀만 하소서도 당신이 들려주시는 말씀 속에서 당신의 뜻을 찾으려 함이 아닌가 싶다.  어찌보면 모자랄 것 없이 잘 살고 있는 가정에 하나 하나 시련을 가함으로 또는 하나하나 씩의 축복으로 당신의 뜻을 이루시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마저도 드는 것이다. 

종종 사진을 통해서 뵙게 되는 박완서님은 지금은 정말 많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아주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모습으로 사시는 거 같이 보인다.  해맑은 웃음과 아무것도 거칠것이 없는 순수한 모습으로.  책 표지는  생전에 친분을 맺었던 박수근님의 판화 그림으로  나목과 바구니를 이고 가는 여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한 말씀은 우리의 간절함과 그분의 자애가 함께 일하시도록 맡겨드릴 때에 홀연히 들려오는 당신의 말씀이지 않을까 싶다.  삶이란  너무나 질겨서 아무도 당해내지 못하는 거 .   그렇게 되고 싶어서 되었던 적이 우리 삶에 얼마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솟아나게 하는 책의 내용들은 지금 힘들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항상 추천하고픈 책이다. 일기형식으로 된 그의 삶의 한 부분을  함께 아파하고 나누는  일독을 권해 본다.  그분의 뜻을 알려고 해도 잘 알수 없는 게  평범한 우리들이지 않는가 싶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외에도 몇 편의 단편들이 더 실려 있다.  나의가장 나종지니 인것..등등..포함하여.

 본문 중에서

장미꽃은 저기 있는데 향기는 온 방안에 있다.  -126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