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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인 분야의 필독 입문서로 자리 잡은 책의 개정판. ‘배우자, 자라자, 평생토록’이라는 부제처럼 일상에서 매일매일 자라는 요령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건축이나 인생 설계는 마찬가지’라는 저자의 시각이 설득력 있게 펼쳐지며, 흥미를 돋우는 예들이 많아서 쉽게 읽??라기’ 5부에 26가지 꼭지가 담겨있다. 특히 흥미로운 꼭지는 ‘길 잃어보기, 도시탐험하기, 입에 담기, 글쓰기, 포트폴리오 만들기, 다이어그램 그려보기, 스케치하기, 세권의 책읽기’ 등이다. ‘건빵 주머니에 쏘옥 들어가는 자라기 책’이라는 애칭과 함께 오며가며 읽기 좋은 디자인이다.

프롤로그_우리는 매일매일 무럭무럭 자란다!

1부. 탐험하며 자라기
1. 길 잃어보기
2. 건축 보기
3. 도시 탐험하기
4. 현장 체험하기
5. 국토 탐사하기

2부. 만들며 자라기
6. 스케일 감 익히기
7. 스케치하기
8. 다이어그램 그려보기
9. 도면 베껴보기와 도면 보기
10. 모델 만들기
11. 내 손으로 내 현장 만들기

3부. 소통하며 자라기
12. 입에 담기
13. 이야기하기
14. 묻기와 듣기
15. 글쓰기
16. 사람 만나기
17. 공간에 간섭하기
18. 집에 실험하기

4부. 기록하며 자라기
19. 기록하기
20. 정리파일 만들기
21. 이미지 찍기와 담기
22. 포트폴리오 만들기

5부. 책 읽으며 자라기
23. 책과 친구하기
24. 세 권의 책읽기
25. 자료 찾기
26. 지식과 지혜를 만지고 느끼기

에필로그_건축을 해 볼까 말까?

본문중에서

길을 잃는 것은 자신이라 알고 있던 것을 잃어보는 것이다.
길을 찾는 것은 곧 자신을 찾는 것이기도 하다
“건축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시를 아는 것이다. 도시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길을 잃어보는 것이다.” 내가 시시때때로 하는 말이다.
길을 잃는다는 행위는 ‘잃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찾는 행위’가 중요해짐을 말한다. 어떻게 찾을 것인가? 무엇을 찾을 것인가? 단서는 어디에 있는가? 위험은 어디에 도사리고 있는가? 그 위험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즐거움은 어떤 것인가? 만약 다시 여기 온다면 확실히 길을 알 수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이 곳을 어떻게 설명할까? 이 곳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까? 이런 즐거움이 바로 길을 잃어보는 즐거움이다. 길을 잃고 또 길을 찾는 과정에서 공간, 장소, 생활, 사람, 사회의 작동 방식에 대한 노하우가 생긴다. 실수를 통해 얻어지는 진짜 지식, 모색의 모색을 통해서 얻어지는 진짜 체험이 길 잃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다. 마치 우리의 인생처럼. ‘길 잃어보기’ 중에서

나는 독자에게 적어도 이것 한 가지는 바란다.
“자신의 자라기 역량에 대해서 믿게 되기를.”
이 책은 건축 작업을 주 소재로 하지만 ‘좋은 자라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다. 기꺼이 주장하건대, 건축 훈련에는 사람의 전반적인 자라기 체험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건축 작업은 사람이 중심이고, 논리적인 한편 감성적이고, 큰 그림과 정교한 디테일이 같이 필요하고, 미래를 만들며 역사를 돌아봐야 하고, 예술이자 또한 실용이고, 건설 속에 문화가 스며들며, 지역성과 함께 세계성을 포괄하고, 하드웨어 속에 소프트웨어를 녹이고, 전문적이면서도 여러 분야를 넘나들어야 하고, 아는 것 이상으로 만들어내야 하고, ‘무언가 만들고 싶다’는 인간의 깊은 심성에 부합한다. 건축은 복합적이고도 흥미로운 작업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건축을 ‘잘’ 볼 것인가? 여러 방법이 있다. ‘그저’ 건축을 만나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심 없이, 특정한 목적 없이, 온몸을 맡기고 건축 공간을 느껴보는 것이다. 미리 공부를 하고 만날 수도 있다. 도면을 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미리 찾고, 이론적인 배경도 리서치 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후에 건축을 만나 보는 것이다. 어느 것이 좋을까? ‘건축 보기’ 중에서

그림 그리기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다. ‘자기생각 발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사람들은 대개 그림이라면 금방 프레젠테이션을 연상한다. 그림이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매체라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완성 그림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스케치’란 그렇지 않다. 스케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자기생각의 발전이다. 많이 할수록 생각의 단서가 커지는 스케치를 해야 한다. ‘스케치하기’ 중에서

“최대한 단순한 다이어그램을 그리도록 노력하라.” ‘다이어그램이란 구조다. 다이어그램은 개념이다. 다이어그램은 원형(原型)이다. 다이어그램의 생명은 단순성이다.’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때로는 단순한 선으로, 때로는 단순한 면으로 ‘큰’ 단순함을 잡아라. 세밀한데 신경 쓰지 말고 큰 그림을 그려라. ‘다이어그램 그려보기’ 중에서

공간 만드는 사람들은 두 종류가 있다. 모형을 만들어보는 사람과 모형을 만들어 보지 않는 사람. ‘모형파’와 ‘비모형파’라 할까? 물론 ‘작업 중 모형’을 말한다. 납품용, 제출용, 또는 전시용으로 만드는 모형은 진짜 모형이라 하기는 어렵다.(물론 모형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말하자면 이미 끝난 작업의 성과에 대한 설득용 또는 과시용이다. 작업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작업 중 모형 만들기’이다. ‘모형 만들기’ 중에서

첫째 단계, 우선 어찌 되었든 도시건축을 말하자. 말은 하고 볼일이다. 얼굴 빨개질 각오하고 입을 열자. 말하겠다고 손들자. 공연히 친구 붙??러나 알고 보면 가장 잘하기 어려운 방식인 ‘서술형 말하기’부터 시작해보라. 상황, 상태, 형상 등을 묘사하는 것이다. 주변 상황, 건축인 표현도 서슴지 말고, 치졸한 말도 서슴지 말라. 정확한 사실을 곧이곧대로 알리는 방식도 실험해보고. 자신의 인상을 다양하게 표현해 보자.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전문 분야에서 쓰는 추상적 언어나 상투적 어휘가 아니라 생생한 일상의 언어를 쓰는데 주저하지 말라. ‘입에 담기’ 중에서

나는 자유쓰기를 나이 서른에나 가서야 배웠다. 유학 가서도 3년이나 지나 박사과정에서 꼭 거쳐야 하는 글쓰기 워크셥에서였다. 열정적인 글쓰기 선생님이 『Writing with Power』라는 클래식 책을 통해서 ‘자유쓰기’를 강조하셨다. 이 6주 동안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중에서도 ‘자유쓰기’는 정말 나를 자유스럽게 한 배움이었다. 그전에도 꽤 많은 글을 썼지만 언제나 부담스러웠고, 쓸 내용들이 갖추어질 때까지 미루고 미루던 습관, 그래서 최종 마감일이 가까워야 할 수 없이 써내던 악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더구나 이 자유쓰기는 상상력을 북돋아준다. 나는 가끔 혼자서 이 짓을 한다. 즐겁기 짝이 없다. 종이 한 장에, 노트에, 요새는 주로 모니터 위에서 이 자유쓰기를 한다. 마치 머리 속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그려내는 것과 흡사한 기쁨이다. ‘글쓰기’ 중에서

이 세 가지는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 그 사람, 그 조직의 일관성이 보이면 최상이다. 어떤 경우에 포트폴리오가 필요한가를 생각하면 이것은 확연하다. ‘더 높은 진학을 위해서, 첫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더 높은 경력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더 좋은 일감을 따기 위해서’라는 네 가지 경우다. 이 모든 경우의 핵심은 ‘그 자리에 합당한가, 의지와 잠재력이 있나, 준비가 되어 있나’ 세 가지다. 즉 능력의 합당성, 의지와 잠재력, 준비 태세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다. ‘포트폴리오 만들기’ 중에서

‘책 많이 읽어라’는 말은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실무 건축가들조차 많이 하니 이것은 진리인가? 독자들은 이런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없는지? 책을 꽤 많이 읽는 편인 나는 이 의문을 한동안 가졌었다. 책을 많이 보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다는 걸까? 특히 실무에 무슨 도움이 어떻게 된다는 것일까?
물론 총론적으로는 이해한다. 책을 많이 봐서 나쁠 것이야 없겠다. 뿌리 튼튼, 지식 튼튼하면 나쁠 게 있겠는가. 그런데 책을 많이 보는 것에 순기능만 있을까, 역기능은 또 없을까? 이것이 나의 의문이다. 또 다른 의문도 꼬리를 문다. 도대체 책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요즈음엔 온갖 종류의 책들이 쏟아지는데 어떻게 그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가? 또 책은 정말 그렇게 많이 봐야하나? 유명한 책을 안보면 큰일 나나? 큰일은 안 나더라도 어딘지 모자람을 느껴야 하나? 어떤 책을 읽어야하나?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의문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과 친구하기’ 중에서

‘틀 세우기’를 위해서 내가 꼭 권하는 방법이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적어도 세 권의 책을 읽을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하라!” 세 권 이상의 책, 특히 다른 관점에서 쓰인 책을 세 권 이상 비교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주제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 세 권인가? 변증법을 꼭 믿어서는 아니지만, “한 권은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두 권은 지나치게 대립적이고, 세 권은 되어야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이다. 마치 세울 ‘鼎(정)’ 자처럼.” ‘세권의 책읽기’ 중에서

저자소개

김진애 [저] ‘김진애너지’라는 별명처럼, 도시건축 전문가로서 사회와 정치를 넘나드는 적극적 활동과 삶과 인생에 대한 다양한 저술 활동을 통해 세상에 에너지를 전파하는 사람. 서울대 건축과 및 미 MIT 건축석사 및 도시계획 박사. 카이스트 미래도시연구소 겸임교수로 도시공간 상상에 대한 강의. 대통령자문 건설기술·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 위원장,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위원회 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추진위원회 위원,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회 위원, 세계화추진위원회 위원 등의 공공 활동.
인사동길, 산본 신도시 등의 도시설계 작업. 『이 집은 누구인가』『우리 도시 예찬』『인생은‘의외로’멋지다』『매일매일 자라기』『남녀열전』등 15여권 저술. 美 <타임> 紙가 선정한 ‘차세대 세계 리더 100인’ 중 유일한 한국인.
(멜: 2008jk@kimjinenergy.or.kr , 홈피:www.kimjinenergy.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