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아이가 학교에서 정물화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온 적이 있었다.
평소 아이의 그림 솜씨를 잘 아는 터라 우수상을 받은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도대체 
어떤 그림을 그렸기에 상을 받았나 궁금하기도 하였다. 상을 받은 며칠 후 아이는 
그림을 들고 왔습니다.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우리 가족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른의 눈으로 볼 때는 전혀 잘 그린 그림도 아니고 먹는 배를 그렸다고 하는데
배의 모양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그 작품이 우수상을 받았다는 것은 전문가의
눈으로 보는 것과 우리가 보는 눈이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내면을 보아준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과  함께 아이가 그림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 뒤 아이는 그림에 흥미를 느끼고 장래 희망도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런데 친구들과 놀면서 여러가지 사물을 그리는데 사람의 모습이
예쁘게 그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동물들의 표정을 재미있게 그리기도 하고 사물들을
제법 그려 내기는 했는데 사람의 얼굴을 힘들다고 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어린이를 위한 스케치 쉽게 하기>를 읽어 보니 알게
되었다. 아이는 사람의 얼굴 표정을 제대로 잘 표현하려는 마음 때문에 다른것도 제대로
되어지지 않았던 것이고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사람을 잘 그리는 여섯가지 방법
1.선 긋는 연습을 많이 하기.
2.닮게 그리려고 애쓰지 말기
3.그리기전에 상상해 보기
4.매일매일 조금씩 그리기
5.남에게 보여주지 말기
6.뒷모습부터 그리기




그래서 책에 나와있는 선긋기 연습을 하게 하였다. 평소에 쓰지 않던  소근육들을
움직이며 선을 그리려니 잘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했다. 다른 모든 것도 마찬가지
지만 기초부터 연습을 철저히 하는 것이 발전의 초석임을 아이도 알고 있기에 
열심히 연습을 하였다. 

한동안 미술학원을 다니기도 했지만 미술학원이 다른곳으로 이전하여 그리기를 
그만둔지 오래 되었던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 했다. 그런데 자신이 없는 부분의 
책을 만나게 되니 아이는 은근히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선긋기, 낙서연습, 명암표현등 책을 보면 따라 그리기도 하고 방법을 터특하기도
하면서 아이는 사람 얼굴 그리기 연습을 하였다. 그림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순서대로 배우는 것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기초부터 꼼꼼히 따라하다보면 그림자의 명암의 표현이 자연스러워지고 인물의
정밀스케치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그리기에 대한 설명까지 되어 있으니 아이들이 흥미롭게 인물과 케릭터 그리기,
만화에 취미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조금씩 천천히 연습
하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미래의 유명한 화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어린이를
위한 스케치 쉽게 하기>와 함께 살짝 자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