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읽었던 소설이라 함은 빠른 전개와 누군가 이름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더욱이 주인공을 특별한 이름 없이 3인칭 대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태엽감는 여자를 읽으면서 조금은 안개속을 걷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읽을 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단막으로 이루어진 소설들이 
왠지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기 시작을 했던 것이다. 

가을 몽정과 어항을 읽으며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여자들의 일상의 삶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삶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모든것이 빠르게 변하고 말초적인 글들이 많이 쓰여지고 있는 지금 이 책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어쩌면 조금은 뒤쳐진, 그리고 진부한 삶을 사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의 마음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여인. 그러나 끝없이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 떠나고 싶어하는 여인. 일상의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지만 지금 있는 그 자리를 
벗어나기 두려워 하면서 아쉬워하는 가을 몽정의 여인, 자기의 생활을 지키고 싶어
하지만 외부적 압력에 의해 무력하게 자신의 생활을 잃어버린 어항의 여인,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 떠났지만 결국 망가진 몸을 이끌고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야 했던 
태엽감는 여자의 여인, 그리고 마음 아프게 다가왔던 어느 삭제되지 않은 비망록의 여인,
이들 모두 자신의 만의 삶을 추구하는 모습을 표현 한 것은 아닐까. 

책을 덥고 나니 안개가 걷히든 책속의 여인들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제일 마음 아프게 느껴졌던 여인은 최 진이다. 어른들의 잘 못으로 삶의 고단함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그 또래의 딸이 있는 내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내용이었다. 
소설같지 않은 소설. 다시금 자신의 삶을 위해 재충전 하기 위해 오늘도 태엽을 부지런히
감고 있을 그녀들에게 약국에 걸려 있던 문구 처럼 평화가 있기를 빌어 본다. 

박정화라는 소설가는 잘 알지 못하는 소설가다. 장편의 소설이라 생각하고 책을 
펼쳤지만 단막으로 되어 있는 소설. 그러나 그녀는 묘한 매력으로 단편들을 다시 
장편처럼 엮어 놓은 것 같다. 
믿고 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 그 아픔은 더크고 쓰리다 현실은 비스켓에서도 
사장을,사람을 믿었기에  배신에 대한 댓가는 크고 혹독했다. 우리말에 과부가 과부
사정을 안다는 말이 있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은 어려운 사람의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흔 아홉마리의 양을 갖은 사람이 한마리의 양을 갖은 사람의
양을 빼앗는지도 모른다. 
처음 접한 박정화의 소설 <태엽감는 여자>의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사건이라
생각하고 읽으니 소설에 푹 빠지게 된다. 잔잔한 감동과 재미를 주는 이 책을 읽고 나도 
다시금 재 충전을 위해 오늘도 내일도 태엽을 열심히 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