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잘 하려면 어휘력이 좋아야 한다. 이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뭔가 고상하고 어려운 어휘를 쓰는 것 같은데도, 읽다보면 이상하게 흥미를 끄는 문장가 이외수는 그래서 단어채집의 생활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어를 채집해서 어휘를 늘리는게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조건이란 것은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듯하다. 그러나 어휘력과 좋은 글의 상관 관계를 좀더 확실히 이해해야함을 알게 되었다.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면 무엇보다도 진실해야 한다. 진실함이 답이다. 나쁜 놈은 '나뿐인 놈'이라 했다. 나쁜 놈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 나쁜 놈은, 나뿐인 놈은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사물과 소통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 사람의 글을 읽다보면 아무리 잘 쓴글 같아 보여도 어딘지 불편하고 공감하게 되지 않는다.

사안론, 사물을 보는 눈은 네 가지라는 밀이다.

육안은 얼굴에 붙어 있는 눈이고

뇌안은 두뇌에 들어 있는 눈이며

심안은 마음속에 간직되어 있는 눈이고

영안은 영혼 속에 간직되어 있는 눈이다. (55쪽)

심안과 영안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추악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사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육안이나 뇌안으로 보는 것은 현상이고 변하는 것이지만, 심안과 영안으로 보는 것은 사물의 본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글쓰기 역시 이렇게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알게 된 진실을 말하고 싶다면, 그 진실을 대변해줄 단어를 찾아야 한다. 여기서 바로 어휘의 문제가 걸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그리움이란 감정에 대해 본질적인 무언가를 깨달았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여기서는 초겨울, 창문, 바람소리, 새벽, 외등, 골목, 눈시울 등을 들었다. 이런 단어들이 꼭 나의 진실과 맞을 수는 없다. 나의 진실을 표현해줄 단어. 그런게 갑자기 생각날 리가 없다. 그러니 평소에 어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볼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기본적인 원칙도 강조한다. 욕심을 버리고 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쓸것, 문장은 기본적으로 정치법으로 쓸 것, 띄어쓰기에 각별히 신경 쓰고 맞춤법은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구해서 참고로 삼을 것 등등이다. 그러나 역시 가장 깊이 각인된 것은 사물과 소통할 것, 내면과 인격을 갈고닦을 것, 무엇보다도 진실할 것 이렇게 세 가지이다.

- 사물과 친근하지 않으면 단어와도 친근할 수 없으며 단어와 친근할 수 없으면 사물과의 소통도 불가능하다. (28쪽)

- 그대가 비록 천재라 하더라도 오로지 그대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재능만으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인터넷 검색창을 이용하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관계서적을 찾아보는 행위와 그것들을 응용하는 요령까지가 그대의 능력이다. (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