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느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인생과 투자철학, 금융산업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이다. 금융전문가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말처럼 쉽게 읽다보면 금융지식을 바로 잡게 되고, 한 성공자가 꿈을 이루어왔던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각자 하고있는 일에 대한 열정과 태도를 점검해 볼 수도 있다.

 

박현주 회장에게 투자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투자 원칙은 첫째가 '모르는 일이나 투자처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 즉 우량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며 셋째 원칙은 '어떤 유혹이 있을지라도 첫째와 둘째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원칙에 의한 의사 결정과 더불어, 투자와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 돈을 좇지 말고 일을 좇아라. 그리고 성취를 통한 희열감을 맛보기 위해 원칙을 지키며 자신을 절제하라. 그러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33쪽)

 

서른두 살부터 지점장 생활을 시작해서 서른아홉 살에 창업을 하며 늘 리더로서 목표설정과 의사결정을 해야했던 박현주 회장은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찾기 위해 탐욕스러울 정도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서정주 시인의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라는 시구에 빗대어 '나를 키운 건 8할이 독서'였다고 할 정도이다. 그는 청소년 기의 독서를 통해 '인생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와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을 구했으며, 대학시절에 읽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로부터 강렬한 느낌을 받아 열 번 이상 반복해서 읽었다. 그런 미래학 관련 서적을 통해 미래의 트렌드를 읽는 힘을 키웠고 그것이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업에서 일함으로써 자칫 감수성이 매마를 수 있다는 생각에 시집이나 수필을 읽기도 하고, 역사책과 사람의 인생을 다룬 책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자연 환경에 대한 책으로부터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인생을 돌아본다. 인터넷 상의 활자에만 익숙해져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자주 써볼 것을 권한다.

 

- 지금까지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독서를 하면서 얻은 결론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즉 교과서대로 하며 된다는 것이다. 선진 금융기법이란 현란한 그 무엇도 아니고 어려운 기술도 아니다. 일관성을 갖고 원칙을 지키는 게 바로 선진 금융기법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139쪽)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의 지론을 통해 금융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그는 우리날 금융업이 낙후되어 있는 원인에 대해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후방 산업'이라는 인식과, 금융으로 번 돈은 '불로소득'이기 때문에 건강한 돈이 아니라는 인식, 이 두 가지를 꼽는데, 이는 금융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없이 산업화 시대의 관념으로 금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 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 두가지 인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겪었던 IMF 외환위기는 우리나라 자본 시장이 선진화 되지 못 했다는 것에 상당한 원인이 있으며, 이미 우리보다 앞서 외환위기를 경험했던 외국 자본은 우리의 위기를 기회삼아 주식시장에서만 무려 300조 원 가까운 평가 차익을 얻었다는 것을 박현주 회장은 너무도 안타까워 한다. 그런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며 금융산업의 경쟁력 부재가 국가에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 일깨워 주고 있다. 따라서 금융산업은 내수시장만을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강력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산업, 경쟁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박현주 회장의 목표는 아시아에서 1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1위가 곧 세계 1위라는 생각을 갖고있다. 많은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취약하면서도 필수적인 부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의 도전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 위에서 열정을 엔진 삼아 꿈을 실현시켜줄 젊은이들을 그는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