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에서건 성공을 거두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이상을 연습해야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어버린 듯하다. 매일 3시간을 투자하면 10년이 걸리고 6시간을 투자하면 5년이 걸리는 기간이다. 그러나 똑같이 1만 시간을 들여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했는데도 결과는 큰 차이가 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것은 '연습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1만시간을 투자하는 데도 원칙과 실천전략이 있다. 이 책은 그것을 알려준다.

 

1만시간의 법칙에는 선순환 구조와 악순환 구조가 있다. 선순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시작하는 것이 먼저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고비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손을 놓은 채 무작정 찾기만 하면 뭘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고 좋아하는 일을 찾는 선순환의 입구는 점점 더 멀어진다. 따라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의있게 하면서 즐기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좋아져야 그 다음 단계인 '신중한 연습'에 몰입할 수 있다.

 

-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꼬히은 나탄 밀슈타인은 어릴 적 스승에게 곡 하나를 제대로 연주하려면 하루에 몇 시간이나 연습해야 하냐고 물었다. 스승은 이렇게 답했다. "아무 생각 없이 손가락만 움직이면 하루 종일 연습해도 모자라지만, 온 신경으로 연주에 모으고 손놀림 하나하나에 집중해 연습하면 2~3시간이면 족하다." (37쪽)

 

이처럼 신중한 연습을 1만 시간동안 꾸준히 해야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고 그 다음 단계인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자신감을 얻게 되면 그 일을 더 좋아하게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다만 연습을 통해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연습만 길어지고 결과가 안 나온다면 좌절하게 된다. 따라서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신중한 연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하고있는 일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선결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반대로 싫어하는 일을 하면 연습과정이 지루할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자신감 대신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되고, 또 다시 일이 더 싫어지는 악순한 구조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악순환에 빠진 상태에서는 1만 시간이 아닌 10만 시간을 투자해도 성공할 수 없다.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마음을 되찾는게 급선무다. 정말 좋아하는 것, 정말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빠른 시간 내에 1만시간의 연습을 해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시간의 양을 늘리려면 부지런을 떠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마련한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해서 몰입하는 수밖에 없다. 소개된 다산의 '삼근계'가 훌륭한 귀감이 된다. 다산 정약용의 제자였던 황상이 자신은 머리가 둔하고, 앞뒤가 막혀서 답답하고, 미욱하여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하자, 다산은 이렇게 격려한다.

 

- "학문을 좀 한다는 자들에게 세 가지 큰 병통(문제)이 있는데 너에게는 해당하는 것이 하나도 없구나. 첫째 외우기를 빨리 하면 재주만 믿고 공부를 소홀히 하는 폐단이 있고, 둘째 글재주가 좋은 사람은 속도가 빠르지만 글이 부실하게 되는 폐해가 있으며, 셋째 이해가 빠른 사람은 한번 깨친 것을 대충 넘기고 곱씹지 않으니 깊이가 없는 경향이 있다" (88쪽)

 

다산은 부지런하면 막히고 답답하고 둔한 것이 모두 풀린다하여 다만 부지런할 것을, 즉 시간의 힘을 강조했다.  

 

끊임없는 반복의 위력을 보여주는 예로 연극을 들었다. 2시간 내내 대사를 쏟아내야하는 배우들의 암기력은 정말 대단한 것인데, 그들은 어떻게 그 많은 대사를 외우는 것일까? 그 비결은 역시 연습이다. 어떤 배우는 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150시간의 대본 암기 시간이 걸렸다면 다음 공연에서는 100시간, 그 다음에는 70시간이면 대본을 외울 수 있다고 한다.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을 반복하면 암기력 역시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연극 배우들이 모두 천재가 아닌 이상 이것은 사실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실패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봄으로써 1만시간 법칙의 마지막 고비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 과거의 성공이나 실패 모두 잊어버리고 계속 달려가야 한다. 특히 실패를 확대해석하지 말고 실패에서 좌절과 패배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 뉴욕의 20개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리실험으로부터 열쇠를 찾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 뒤, '지능'을 칭찬하는 그룹과 '노력'을 칭찬하는 그룹으로 나누었더니, 지능그룹 학생들은 자신보다 못한 경우를 보며 위안삼았던 것에 반해 노력그룹 학생들은 실패의 원인을 깨닫고 개선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 시험에 가서는 노력그룹의 점수는 30% 상승하고, 지능그룹의 점수는 20% 하락했다. 실패에 대한 경험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공에 필요한 세 가지 큰 영역을 지원(Support)과 운과 시간으로 본다. 그 중 지원과 운은 스스로 컨트롤하기 힘든 부분이 많지만, 시간만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며 시간만이 노력한 것에 대해 확실한 보상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목표를 뚜렷이 정하고 그것을 위해 절대 시간을 들이는 일 외에 성공으로 가는 다른 길은 없다.

 

-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은 한 자기다. 질 높은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는 것, 즉 1만시간의 선순환은 바보도 전문가의 반열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