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동기로 책을 구입하지만, 이 책은 작가이름 세글자 보고 산 책이다. 임경선 작가의 책들은 여러이야기를 풀어놓기보다, 하나의 길로 묵묵하게 걸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매력적이다.

 이 책의 인물들은 서로 큰 갈등이 일어나기보다, 본인의 내면에 더욱 집중한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의 금을 밟고 나가기도 하고, 또 누군가가 그 세계안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사건 후에도 인물들은 각자의 할 일을 할 뿐이다. 여기서 각자는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 뿐이라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자신의 '곁'에 누군가가 다가오기도 하고, 떠나가기도 하지만 그것은 삶의 부분이지,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되지 못한다는 것, 자신이 그렇게 하기로 원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