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가 왔네

 

 

오늘은 쉬는 날인데 며칠 힘든 시간을 보내서인지 아침에 옆지기가 출근을 하는데 눈이 안떠진다.

내가 쉬는 날이라 더 그런가. 오늘은 그동안 하지 못하고 미루어 두었던 일들 해야지 했는데 쉬는

핑계로 더 일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딸들이 왠일인지 일찍 일어나 엄마대신에 밥도 하고 찌개도

끓여서 아침 식탁을 차렸다. 간만에 녀석들이 준비를 했기 때문에 엄마의 생일날을 바꾸어야 한

다고 농담을 하며 맛있게 아침을 먹고 아이스커피까지 한잔하고 나니 갑자기 맘이 바빠졌다.

 

무얼 할까,딸들? 그러다 지난번 [명량]은 나를 뺀 식구들이 갈 수 있게 내가 예매를 해주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모두가 함께 하기로 했다.옆지기가 딸들이 왔으니 간만에 뭉치자며 막걸리를

먹자고 했지만 오늘 저녁엔 영화를 보기로.한가지를 얻으면 한가지를 포기 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영화 [해무]를 예매하는데 영화예매도 간만에 하니 잠시 혼동이 되었는지 마지막 결제 클릭

을 남겨 두고 딸에게 확인을 하라고 하면서 알려 주었더니 '엄마,해적이 아니라 해무예매인데..

지금까지 해적예매를 하고 있었어..' 한다.아침에도 분명 시간을 확인했는데 시간이 약간 다르

길래 다른 상영관이 달라서인가 했는데 영화가 바뀌었던 것이다..ㅋㅋ 얼른 취소를 누르고 다시

시작하는데 웃음만 나온다.요즘 요일감각 시간감각 날짜감각등 모든 감각이란 감각은 잃고 살아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ㅜㅜ

 

여름날 덥더니만 요즘은 비..비..비..오늘도 역시나 흐리더니 비가 오고 있다.쉬는 날에 비가 오니

조용히 집에서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기는 좋지만 기분은 꿀꿀..그래도 가족이 함께 하니 좋긴한데.

비 덕분에 아침엔 울집 실외기베란다의 도라지몽오리에 잠자리가 왔다.막내가 잠자리를 잡아 뽀미

에게 보여 주었더니 처음 보는 것이라 기겁을 하며 도망을 친다.그런 뽀미를 안정시키느라 뽀미가

좋아하는 요플레도 먹이고..ㅋㅋ 잠자리가 날아 오는 것을 보니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도라지꽃도

즐기지 못했고 올해는 날씨 때문인지 더덕줄기도 그리 좋지 못하다.죽은 것도 있고 잎도 마르고 꽃

이 그리 좋지 못하다.그래도 몇 개 꽃이 피어 자신의 존재를 알려 주고 있는데 쥔장이 바쁘다는 이유

로 멀리해서 식물도 그에 대한 반응인듯 해서 오늘은 화분에 있던 땅콩도 실외기베란다 상자에 옮

겨 심었다. 검은땅콩은 죽고 일반땅콩만 살았는데 열매를 맺기나 할지 모르겠다.간만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빠르게 가고만 있다.벌써 여름에서 가을로 시나브로 계절도 변화고 있으니.

 

2014.8.13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