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오리주물럭을 먹다











☆ 오늘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날이다.
점심엔 친구에게 한턱 쏘고 
저녁엔 옆지기에게 한턱을 쏘았다.

갑자기 로또에 당첨된 듯 
내겐 아픔이 있지만 잔고가 쌓인 날이기에
여러 사람들에게 한턱을 쏘게 되었다.

전날 저녁에 옆지기에게 한턱이라며 
닭갈비에 소주 한잔 기울였지만
오늘은 진짜 한턱을 쏴야 하는 날,
덩달아 주위사람들이 먹을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집주변에 새로 생긴 오리고기 집에 갔다.
아이들이 정기외출을 오면 맛있는것을 사주기 위해
일단 우리가 먼저 먹어보러 가기도 한 곳이다.
오리고기는 여자들에게 좋다며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많이 먹을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물김치로 배를 채워 많이 먹지 못했다.
함께 나온 물김치가 시원하면서도 무척이나 맛있었다.
그것으로 됐다.한가지라도 맛있으면...

집근처였지만 옆지기는 공부해야 한다며 소주 한잔 기울이지 않고
오리주물럭을 먹고 죽도 한그릇 비우고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 맛있게 먹고 남은 것은 모두 싸왔다.
이렇게 먹고 내일부터는 긴축재정에 들어간다며
살짝 겁을 주었더니 괜히 먹었단다.
그래도 기분은 좋은지 마님덕에 잘 먹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옆지기,
아이들이 기숙사에 있으니 신혼이 다시 온 듯 하다.


그동안 체증처럼 자리하고 있던 일의 마감하고
일을 처리해준 이에게도 넉넉하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친구에게도 표시하고
둘러 둘러 친구와 옆지기에게 감사표시하고 나니
내가 괜히 부자가 된 듯한 날이었다.
나를 위해 챙기라는 주위의 말보다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남에게 배푸는 것이 더 행복임을
살짝 깨달은 날이기도 하다.
날도 좋고 꽃향기도 좋고 좋은것으로 배도 부르고
여러모로 기분이 좋았던 날,
더없이 딸들이 생각난 날이기도 하다.


2010.4.16

일상, 오리주물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