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경상도에 살고 있는 나로써는 강원도 대관령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이 설레인다. 왠지 무언가 가슴이 탁 트일것 같고.. 동화속 장소 일것처럼

생각되는 그곳.... 나도 그곳을 내 인생 통털어서 딱 한번 가본적이 있다.

10년전 소윤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렇게 꿈꾸던 대관령에 들어설때..

대관령목장 입구에서 신선한 우유 2개를 아저씨께서 건네주신다.

오늘 아침에 막 짠 우유라시면서 주는데... 평소 우유를 즐기지 않던 신랑도 마시더니

우유가 너무 너무 고소하고 맛나다고... 입맛을 다셨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입성했던 대관령 목장은 그 예전만큼 목장이 활성화 되지는 못한듯 보였다.

문을 닫은 곳도 마니 보였었고... 살짝 아쉬운 맘을 안가고 올라가봤던 목장의 정상즈음 되는 곳에서는

동해바다가 한눈에 그득 들어오고... 그 시원한 바람이란...

정말 그 기억을 잊을수가 없다.

 

그런곳에.... 수의사가 꿈인 열한살 소녀 다희와 새내기 수의사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런데 더 흥미진진한 것은 이 책은 지금은 우치동물원 수의사선생님인 최종욱 선생님의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이란 것이다..

사실을 바탕으로한 이야기라서 어쩜 읽는 아이들에게 더욱 생생한 이야기로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어린 다희가 직접 목장생활을 하면서 수의사의 꿈을 키워간다는 이야기인데..

사실 직접 목장에서 소똥 냄새 맡아가면서 또래 친구들도 없이 외롭고 보낸다면

수의사를 꿈꾸기보다 그 곳에서의 일탈을 더 꿈꿨을것 같은데 대관령 소녀 다희는 전혀 다르다.

목장서 일을 배워 나중엔 수정사가 되길 희망하는 아버지 밑에서 ..

그리고 그곳 식사를 책임지는 엄마 밑에서...

오히려 그곳에서 젖소들을 돌보는 수의사가 되고자하는 꿈을 키워나간다.

참 기특한 아이가 아닐수 없다...

직접 최수의사선생님 뒷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두 눈 반짝 반짝 거리며

하나 하나 배워나가는 다희를 보고 있으니.. 내 아이도 무엇이든 하나를 정해서

그렇게 되길 희망하며 저렇게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시기가 열한살 정도이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보게 된다.

지금은 꽃집에서 꽃을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콩이며.. 민들레며...봉선화를 심어서

열심히 돌보는데.... 이런 어릴때 꿈이 사춘기를 지나서까지 연결될지... ㅎㅎ

다희를 보고 있자니.. 3년 뒤의 소윤이의 꿈이 갑자기 궁금해진다..

만약 지금은 꿈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아마... 우리집은 3년후에 베란다에 화초 천국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목장에서의 일들은 그리 만만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뱃속의 송아지가 얼만큼 컸나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수의사선생님은 똥물세례도 받기도 하고

시내에 짜장면을 한번 먹으러갈때 제대로 씻지 못하고 나가서

사람들의 눈총도 받게 된다. 그리고 다희와 함께 겪는 여러가지 일들은

그냥 동물을 구해줄수만 있는 일이 수의사가 할일이 아니란걸

다희도 최수의사선생님도 함께 알게 된다.

 

한,두마리의 소와의 생각지도 못한 이별에도 이렇게 많은 아련함이 생기는데

얼마전에 있었던 구제역으로 인해서 매몰되어야만 했던 그 많은 소와 돼지를

키워왔던 사람들과 특히나... 구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확산되어버렸을때

수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의 마음은 정말루 말로 표현할수 없었을것 같다.

그런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수의사라는 꿈을 지금도 다희는 키워나가고 있을까??

 

송아지가 태어났을때 코에 입을 대고서 힘껏 양수를 빨아내는 장면이 있는데

와 ~~정말 그건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 않다면 감히 할수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을 고치는 의사선생님은 대단한 사람인양

높은 몸값을 자랑하지만...

왠지 동물을 고치는 수의사선생님 하면 .... 그냥.... 뭐...

하나의 직업이다... 하면서 생각했던 사회적 인식이 절대적으로 바뀌어야하지 않나 싶다.

 내 목숨이 소중하면 남의 목숨도 소중하고..

사람 목숨이 소중하면... 동물 목숨 역시 함부로 할 권리가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모든 수의사선생님들 역시.. 마땅히 존경받고..

그들이 보다 일에 자긍심을 갖고 일할수 있도록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된다..

그래서 다희가 그 꿈을 이루게 되는 그날에는 그 꿈이 제대로 빛을 발휘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