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아동 성폭행과 가정 학대 관련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심리 상담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족간의 타협으로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당사자들이나 가족 간의 사생활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들었다.

침묵의 무게는 무관심과 가정 학대라는 문제를 사생활로 치부하여 비극을 맞게된 두 가족을 다루고 있다. 

일곱살 여자아이 칼리에겐 그녀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친구 페트라와 오빠 벤과 어머니 안토니아가 있다. 그러나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에게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받아 함묵증에 걸려 3년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그녀의 친구 페트라가 누군가에게 이끌려 숲 속으로 사라진 그 날 칼리도 술에 취한 아버지를 따라 숲속에 들어가게 된다.

아버지를 따돌리고 도망친 칼리는 페트라가 숲에 폭행을 당한채 누워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들을 발견한 벤은 범행이 아버지 그리프에 의해 일어났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오해로 경찰관에게 그리프는 총에 맞아 숨지게 된다.

칼리는 친구 페트라가 자기를 위해 마음의 친구가 되준 것처럼 페트라를 위해 입을 연다. 그리고 페트라의 아버지 마틴의 학생의 소행이라는 것을 밝힌다.

안토니아는 그리프를 사랑해서 그의 알코옥 중독을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그의 폭행을 덮어두었다. 결국, 결말은 그의 죽음으로 마무리되어지면서 그녀와 두 자녀는 행복하게 되었지만 어린 칼리와 벤에겐 평생 잊지 못할 상처가 될 것이다.

또 마틴은 딸 페트라를 누구보다도 사랑했지만 관심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 치유가 절실한 페트라를 위해 조용한 시골 마을로 거처를 옮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페트라는 이제 웃음을 필요로 하는 어린 소녀가 되어버렸다.  

침묵의 무게를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에게 정말 답답했던 점이 있다. 이들의 사건 대처 능력은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횡급하게 진행된다. 결국 이렇게 숨기고 숨겼던 가족 간의 문제점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비극을 겪고 나서야 해결되는 것이다.

뻔한 반전과 더불어 부드럽지 않게 연결되는 사건들은 집중력을 흐트렸지만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두 어린 생명들이 살아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현실에서 이미 비슷한 문제로 죽은 생명들을 떠올리게 하였기 때문이다.

과거 이런 사건들은 정말 많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가족 간의 관심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책 말미 "더 이상 아이들을 혼자 두지 마세요!"라는 문장 하나가 현대 가족들에게 해답이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