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역사를 재구성한 역사 소설을 읽으면 꼭 동시대에서 위대한 인물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엠퍼러 로마의 문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성장하여 로마에 입성하게 되는 청년 카이사르의 삶을 다룬다.

훗날 로마의 삼두 정치를 이끌었던 영웅으로, 폼페이우스와 클레오파트라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이였다는 것과 불행하게 양아들에게 암살당한 비극인이였다는 정도만 알았을뿐 전반적인 삶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어렸을때부터 호기심과 인내력이 뛰어났던 카이사르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그 능력을 적절한 교육으로 훈련시킬 수 있었다. 그의 아버지 율리우스가 죽은 후, 로마로 거주를 옮겨 당시 로마의 호민관 집정관으로 있는 친척 마리우스의 힘 아래에서 카이사르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마리우스가 공동 집정관이였던 슐라에게 패배하게 되면서 카이사르는 이집트 군단으로 피신하게 된다.

로마에서 겪은 경험으로 볼 때,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건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미래는 언제나 뜻밖의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다보면 점점 더 강인해질 것이고 계급도 높아질 것이다. 결국에는 로마로 돌아가 술라를 똑바로 쳐다볼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지니게 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때는 모두들 보게 되리라. P569

아버지의 죽음, 마리우스의 몰락 등 모든게 갑작스럽게 찾아왔지만 카이사르는 슬픔을 딛고 현실에 강인해질 것을 맹세한다. 어린 시절의 안이함과 후원자들의 품에서 벗어나서 그만의 힘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총 6권으로 이루어진 엠퍼러 시리즈 중 1권,로마의 문은 그의 성장과 두 집정관 사이의 권력 다툼에서 벌어지는 일을 자세히 보여준다.

역사적 인물들의 모험담과 인생관을 그린 소설들을 보면 영웅들을 너무 과장되게 신격화시킨다.  인간이 아닌 신의 아들이지 않았을까?라는 가정으로 작가들이 책을 써, 오히려 너무 소설적 냄새를 풍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엠퍼러는 작가의 가정을 적절히하여 과장을 넘지 않는 선에서, 카이사르의 인간적인 인격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카이사르라는 인물의 청소년기 때 고민과 성장이 담담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작가가 후기에 밝히는 것처럼 과장된 면과 압축이 다소 강조됨을 제외하면 나름 역사적 사실에 소설이 잘 혼합되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전기도 읽어보고 싶다. 소설과 비교하여 사실만을 구별할 수 있게끔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어린 카이사르를 숨어서 구경하는 기분이 들었다. 엠퍼러 나머지 시리즈에선 어떤 식으로 카이사르의 삶이 펼쳐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