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때문에 망했다. 어디 그림이 서양인들이나 나오는 유럽풍 순정만화를 왜 일본 특유의 심성과 배경을 그린 설국에 갖다 붙이느냔 말이다. 정말이지 이건 아니다. 이게 아니다. 원작자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살아 있다면 노발 대발할 일이었을 것이다. 그 만큼 그림이 내용을 깎아 먹었다. 만화 책이니 만큼 그림이 생명아닌가. 그림이 만화 책의 근간임을 잊었나. 정말 실망스럽다. 내용이 들어 오질 않는다. 뭐 어차피 이런 류의 책은 결국 원작을 충실히 읽고 그 다음에 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나 역시 설국이라는 걸출한 책을 두세번 읽어서 분위기와 내용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만화로 된 설국은 어떠할까 라는 다소 큰 기대를 걸었었는데 정말 힘이 빠진다. 좀 거 그림에 신경썼더라면,,, 시대에 맞게 인물들을 완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

설국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을 듯 싶다. 내용은 잘 이루어져 있다. 원작에 충실해 있고 말이다. 단지 원작과 같은 섬세함이 묻어 나기는 만화가 주는 한계상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역시나 또 말하지만 그림이 문제다, 문제. 하지만 소장하고 있다. 그림으로 된 설국을 생각한다는 것은 역시나 기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푸른문학시리즈라는 걸출한 일본문학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한 것이 있는데 즐겨 보고 있다. 이 설국도 그렇게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