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쭉 읽게 된 것은 사진이 좋아서이다. 나는 평소에 일본이 만든 일제시대 건물에 깊은 관심이 있었는데, 이 책에는 그러한 건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한국은행 주변의 건물들의 사진이 정확하게 박혀 있다. 또한 다양한 명동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달 된다. 명동은 패션의 중심지이자, 여성들의 눈을 사로잡는 공간이었다. 당시는 서울의 강남이 개발되지 훨씬 전이라 명동이 서울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당신 일본은 서양의 건축양식을 배워와 서울에 하나 하나씩 짓고 있었다. 즉 서울은 그네들이 서구로부터 배운 것을 응용하는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 서울의 근대문화유산의 상당 부분은 그때 지어진 건축물들이다. 아무튼 이 책은 일제시대라는 시간적 공간과 명동이라는 지리적 공간을 적절하게 섞어서 독자들을 안내 한다. 굉장히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하다. 이런 류의 책이 좋다.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주는 책 말이다. 명동을 지나 충무로 일대의 풍경까지도 이 책은 상세하게 말하고 있다. 다양한 풍경이 교차한다. 그 때 그 시절의 모습이 비교적 생생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입체감 있게 표현한 저자의 솜씨가 돋보이기도 하다. 명동에는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그 때도 지금 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