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글자부터 대여섯 글자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고사성어는 역사의 한 장면을 농축해서 담은 것이어서, 많은 의미를 간단하게 표현할 때 많이 쓰인다. 고사성어를 구성한 한자의 뜻을 안다고 해도 배경이 된 역사의 한 장면을 모른다면 고사성어의 뜻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배경이 주로 고대 중국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지금의 우리 삶과는 거리가 좀 있다. 그래서 고사성어를 풍부하게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이 고사성어 공부를 퍼즐과 퀴즈에 엮어서 흥미를 더한 책이 나왔다. <회전퍼즐퀴즈 도전! 고사성어> (2014, 박영수 지음, 추수밭 펴냄) 책 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니 역사학을 전공했고 현재 테마역사문화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역사와 상식에 관련된 저서가 다수 있다.

 

이번에 만난 회전퍼즐퀴즈는 책 표지에 나온 것처럼 한 변에 여섯 글자가 들어가는 정사각형으로 구성된다. '십자말 풀이'와 '끝말 잇기'가 더해진 형태로서, 고사성어와 역사적 사실, 부드럽게 연결하기 위해 쓰인 단어 등이 섞여 한 판의 퍼즐을 완성한다. 첫 페이지에 퍼즐 판과 문제가, 그 뒤에 답과 간단한 풀이가, 이어서 고사성어의 유래가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퍼즐은 총 60판이 실려 있는데, 한 판에 6~7문제가 들어 있으니, '들어가는 말'에 따르면 고사성어만 24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고사성어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당연히 한자로 되어 있다. 한자의 음과 뜻을 함께 적어놓아서 한자 공부도 병행할 수 있다.

1단계는 우공이산, 다다익선, 관포지교, 조삼모사 등 많이 들어본 것들이어서 쉬운데, 2단계로 들어가면 병입고황, 대의멸친 등 생소한 것들이 등장한다. 맹자가 학업을 중단하고 돌아오자, 짜고 있던 베를 자름으로써 맹자 스스로 잘못을 깨닫도록 만든 맹자의 어머니 이야기인 '단기지교(斷機之敎)',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나라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운 여불위가 인재를 알아보고 처세한 비결인 '기화가거(寄貨可居, 잘 보관해두면 훗날 큰 이익이 되는 보물)', 여럿이 말하면 거짓말도 곧이듣게 된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가 위나라 대신 방총과 혜왕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등이 재미있게 쓰여 있다.

 

한자만 배우고 기계적으로 익히면 고사성어 배우기는 고역이 된다. 그러나 퀴즈로 풀어보고 그것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이야기를 읽으면 생생한 현실이 된다. 내 앞에서 역사 속의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며 대화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모르는 단어들이 많아서 공부해가며 읽었다. 처음에 이 책을 선택했을 때는 초등학생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른들이 읽기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