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그 한없이 빛나는 존재와 상당히 두려운 존재는 한 뿌리에서 자라나온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각 종교는 절대자의 편에서 절대자의 뜻을 받들고 수행하며 인간과의 연계를 담당하는 천사, 이에 반하여 절대자의 뜻을 거스르고 인간의 타락을 꾀하는 악마. 이들의 끝없는 대결은 인간을 완충 지대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천사와 악마> (2009, 이경윤 지음, 삼양미디어 펴냄)을 통해 서양과 동양으로 나누어 각 종교에서 섬기는 천사와 경원시하는 악마를 알아 본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천사와 악마라는 개념이 서양의 유대교와 기독교를 기반으로 생겨났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문화권의 종교에서는 서양의 천사와 악마에 명확하게 해당되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비슷한 부류에 넣었는데, 예를 들면 불교의 수호신은 천사에, 악령은 악마에 포함시켜 서술하였다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구약과 신약성경 외에도 외경으로 치는 '에녹서'에 천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다고 해서 그 포용 폭을 넓혔다. 
서양과 동양의 순으로 서술된 천사와 악마는 그 세력의 범위에 따라 크게 세 등급 정도로 계급을 나누어 설명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많은 천사와 악마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최고위층 천사들로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이 있었고, 최고위층 악마로는 루시퍼(사탄), 벨제브브, 아스모데우스, 벨리알, 리비야단과 베헤모스, 마몬이 설명되었다. 특이할 만한 것은 천사가 타락하여 악마가 되는 사례가 있고, 믿음이 깊고 의로운 사람이 죽어 천사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4만 개의 눈과 7만 개의 다리를 가진 존재, 바퀴 모양의 존재 등 현실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규모와 능력을 가진 이들에 대해, 각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이채롭다. 이들 존재에 대한 묘사가 모두 사람의 상상에 의한 것이라면 그 창의성에 놀랄 일이고, 실제로 천사나 악마를 목격하고 그대로 옮겨쓴 것이라면 세상 살아가면서 좀더 옷깃을 여미고 몸가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극히 인간적인 천사와 악마의 이야기들이 참 흥미로웠다. 아직 종교가 없기 때문에 이들 천사와 악마에 대한 느낌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모든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듯 이승에서의 착한 행실은 심판이 있든 없든 중요할 테니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