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마다 문진표에 보면 일주일에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몇 회나 하는지 묻는 항목이 있다. 워낙 움직이기를 귀찮아하는 데다 몸이 슬슬 불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해지는 바람에 그 항목의 대답은 항상 0 ~1회이다. 요즘은 날이 추워서 그나마의 바깥 활동도 접었으니,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한 건물 안에서 오르락내리락 쳇바퀴만 돌 뿐이다. 
그래서 <성기홍 박사의 에코힐링워킹> (2008, 성기홍 지음, 엘도라도 펴냄)의 표지에서 만난, 녹색이 파릇파릇한 자연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요즘 마사이워킹센터를 통해 걷기의 중요성을 듣기는 했는데, 거기에 '에코'라는 단어가 더해져서 어떤 효과를 거두는 것인지 궁금했다.
스포츠생리학과 운동처방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한국워킹협회의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마사이워킹과 파워워킹을 한국에 도입했다고 한다. 걷기운동을 시작한지 벌써 22년이 되었다는 경험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우러나온다. 

저자는 에코힐링워킹을 에콜로지(ecology, 자연환경)와 힐링(healing, 치료, 회복, 병을 낫게 한다)의 복합어로 만들어서, '오염되지 않은 자연 속에서 걸음으로써 우리의 몸, 나아가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걷기운동법'으로 정의한다.
가장 먼저 도입된 마사이워킹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 채 맨발로 흙을 밟는 방식이었고, 두번째인 힐링워킹은 걷는 이의 몸에서 고장난 부위를 찾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단련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식이었다. 앞의 두 워킹법이 몸에 중점을 둔 것이라면 에코힐링워킹은 뇌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것으로, 표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걸음이 뇌를 웃게 한다'를 특징으로 한다. 
1, 2부에서는 에코힐링워킹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반복하여 설명했고, 3부부터는 실전으로 들어가 올바로 걷는 방법을 설명한다. 평소의 걷는 자세와 나이, 몸무게, 질병, 운동력 등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거리와 시간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준비물과 호흡법, 걷는 중의 수분 섭취,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 등 에코힐링워킹에 필요한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하여 올바른 운동이 되도록 한다. 음악과 신발도 한번 훑어보면 되겠다. 마지막은 에코힐링워킹 8주 프로그램을 실어서 장기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걷기는 아무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 단순한 동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올바로 걷기가 쉽지 않았고 그만큼 올바로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컸다. 발을 자극하여 온몸의 혈액순환을 돕는 한편 자연을 즐김으로써 머리까지 상쾌해지는 에코힐링워킹. 
생각없이 몸을 이동하며 걸을 것인가, 아니면 그 순간을 에코힐링워킹으로 만들 것인가의 선택은 개인의 몫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