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보면 패션 센스는 타고나는 것 같다. 패셔너블하게 입고 다니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항상 변함 없는 차림을 고수하는 이도 있다. 다른 사람은 내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데도 괜히 민망해서 과감한 패션을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 내 성격이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고른 것이 <피피 라핀의 스타일북> (2011, 피피 라핀 지음, 미호 펴냄)이다.

정사각형의 베이비 핑크색 양장본인 이 책은 판형부터 아기자기하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패션 칼럼니스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로 소개되는 저자 피피 라핀이 그린 토끼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토끼'라는 피피 라핀의 토끼는, 책 전반에서 모델이 입은 옷들을 입고 나와서 패션이 어떻게 완성되는가를 짚어 주는 역할을 한다.

 

표지 아래쪽에 나와 있듯 이 책의 원제는 'What Shall I Wear Today'이다. 책 내용은 이 제목에 충실하게, 편하면서 시크한 월요일, 게으르고 싶은 화요일, 처진 기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요일,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는 목요일, 레드 카펫에서 반짝반짝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금요일,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는 토요일,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일요일의 순으로 진행된다.

각 요일마다 요일 설명과 함께 이 날 추구할 항목을 짚어낸다. 예를 들어 게으르고 싶은 화요일에서는 '편하면서도 에지 있는 스타일링'을 설명하고, 반짝반짝 스포트라이트의 금요일에는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하게 입고자 한다. 이렇게 추구할 항목을 정하고 나면 5~7가지의 팁 또는 스타일 방법을 알려주면서 독자의 체형에 따라 의상을 추천한다. 아우터, 프린트 드레스, 디테일 등의 단품 소개가 이어지고, 이어 구체적인 옷들을 설명한 후, 패션 디자이너와의 인터뷰로 한 꼭지가 마무리된다.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가 보면 정말 패션 잡지에서 빠져나온 듯 패셔너블하게 옷을 입은 이들이 눈에 띈다. 클럽과 파티 문화, TV로 방송되는 각종 시상식 등을 보면 드레스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서양과는 다르게 일반인들이 일상으로 입기에는 아직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다. 꼭 이 책에서 짚어주는 이 브랜드의 이런 옷들뿐 아니라 자기만의 스타일을 추구한다면 어느새 스타일리시한 여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인터뷰한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스타일'의 정리를 전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센스 (엘리 키시모토 - 마크 엘리)

개성이 부여되고 개성을 정의하는 요소 (엘리 키시모토 - 와카코 키시모토)

당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알고 그것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 (멀버리 - 엠마 힐)

타고난 능력이며, 무엇을 하든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 (에르뎀)

패션으로 재미를 느끼는 것 (안나 수이)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것이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게 뭔지 아는 것 (폴 스미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