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유난히 일로, 독서로 책 안의 이탈리아를 많이 만났다. <명작 스캔들> (2011, 장 프랑수아 세뇨 지음, 이숲 펴냄)에 등장하는 여러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이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활동했고, <너에겐 친구가 있잖아> (2011, 루카 스파게티 지음, 멜론 펴냄)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로마 편 같은 격으로서 저자가 로마 사람이다. <카라바조의 비밀> (2011, 틸만 뢰리히 지음, 레드박스 펴냄)에서는 카라바조가 활동하던 당시 이탈리아의 사회, 문화, 종교적인 묘사가 흥미로웠다.

이렇게 이탈리아를 계속 만나다 보니 이탈리아를 제대로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여행 정보만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문화와 역사까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일생에 한 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2011, 최도성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는 아주 흡족한 선택이 되었다.

 

<일생에 한 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의 저자는 영문학자이고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예술비평가,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 전에 같은 저자의 책 <일생에 한 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2009)를 만난 기억이 나는데, '예술 기행'이라는 테마로 카스티야, 안달루시아, 카탈루냐, 스페인 북부로 나누어 스페인을 소개했었다.

<일생에 한 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에서는 예술에 역사가 더해져서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이탈리아 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고대 로마 문명이 발흥했고, 중세에는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꽃핀 곳이다 보니 역사를 빼놓고는 이탈리아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물의 도시인 베네치아, 북부 전원도시, 르네상스의 도시인 피렌체, 중부 도시, 역사의 도시인 로마의 다섯 곳으로 나누어 이탈리아를 구석구석 소개한다. 바가지요금과 성의 없는 손님 접대로 베네치아의 인식은 좋지 않지만, 조르주 상드와 사랑에 빠진 시인 뮈세가 사랑의 도피처로 택한 곳이며 <베니스의 상인>의 무대가 된 곳, 괴테며 토마스 만, 헤밍웨이, 니체, 헤세 등이 거쳐 간 곳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를 가지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이탈리아의 각 곳에 담긴 역사와 예술을 통해 유럽과 서양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인 음식 이야기도 조금 들어가 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이탈리아의 성당들을 둘러보고 조각과 회화 작품을 감상하고 광장을 걷다 보니 어느새 이탈리아 여행이 끝났다. 저자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만난 사람들이 내게 오롯이 남아 있으니, 이탈리아를 한 번은 다녀온 느낌이 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