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듀런트는 1995년 미국에서 태어났고 1917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1921년 성인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학교를 세워 철학, 역사, 문학을 가르쳤고, 그 후 50년간 인류의 문명사를 정리하는 작업에 몰두해서 1935년부터 1975년까지 총 11권의 <문명 이야기> 시리즈를 출간했다. 그 열한 권의 문명 이야기 중에서 인물 중심으로 압축하여 정수만 모은 것이 <역사 속의 영웅들> (2011, 윌 듀런트 지음, 김영사 펴냄)이라고 책 표지 속날개의 저자 소개에 나와 있다. <역사 속의 영웅들>은 저자가 92살이던 1977년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고, 책을 완성하지 못한 채 1981년에 96세로 사망했으며, 2001년에 우연히 발견되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2002년에 번역 소개되었고,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책과 저자 소개를 구구절절 적은 것은, 내가 <문명 시리즈>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 속의 영웅들>로 윌 듀런트를 처음 만났기 때문이며, 그래서 그 깊이와 넓이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음을 변명하기 위함이다. 이 책은 <문명 이야기> 시리즈를 읽도록 하는 마중물로서 기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참고로 <문명 시리즈>는 우리나라에 여섯 권이 소개되었고, 5권이 더 나오리라 기대된다.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19쪽)라고 정의한 저자는 기원전 7세기경의 인물인 중국의 노자와 기원전 6세기에 활동했던 공자를 통한 중국의 황허 문명, 붓다와 인디라 간디를 통한 인도 인더스 문명, 피라미드와 이크나톤으로 대표되는 이집트 문명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러고 나서 본격적으로 서양 문화의 원류인 그리스 로마 문명을 세세하게 다룬다. 제목이 '역사 속의 영웅들 Heroes of History'인 것처럼, 시대를 이끌어간 영웅들의 이야기여서 흥미롭게 읽힌다.

게다가 '이 책의 의도는 문명의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요약헤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에 의해 남겨진 사상과 표현의 걸작을 탐구하고 그 예를 살펴보는 것(79쪽)'이라는 저자의 설명처럼, 당시에 쓰였거나 당시를 묘사한 문학 작품들, 이후에 그들을 언급한 사상 및 의미 들이 풍부하게 인용된다.

 

저자의 사망으로 원고가 미완성으로 끝난 때문에 그리스와 로마,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을 거쳐 셰익스피어와 베이컨의 17세기까지만을 담았다. 책 설명에 보면 11000년의 서양 역사를 담았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깊이보다 넓이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그물을 넓게 펼쳤다가 벼리를 잡아당겨 물고기를 잡듯, 각 시대의 역사를 충분하게 배운 후에 그 전체를 아우르는 단계에서 읽는 것이 효과적이겠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역사와 철학 연구에 바쳤고, 그 결과를 멋진 책으로 엮음으로써 독자들에게 학문의 즐거움을 알게 한 저자의 노력에 감사한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