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여행자' 이지상 님의 여행 이야기를 <언제나 여행처럼> (2010, 이지상 지음, 중앙북스 펴냄)에 이어 1년 만에 만났다.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 (2011, 이지상 지음, 좋은생각 펴냄)를 통해서였다. 
<언제나 여행처럼>은 여행에서 돌아온 저자가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여행과 사회학을 엮어 쓴 에세이였다. 당장의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더 새로운 문화를 즐기고 싶어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여행 동기라면, 저자는 여행에서 꿈과 노마디즘, 상상력, 현실을 이끌어낸다. 철학의 심오함을 모르기 때문에 꽤 어렵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번 책 <나는 지금부터 행복해질 것이다>는 본격적인 여행기이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만 가면 되고 1개월 이내의 여행이라면 비자를 발급받을 필요도 없는 곳, 타이완(대만)이다. 타이완은 저자의 첫 해외여행지였고, 여행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한 여행지이기 때문에 특별하다. 더구나 '사람들은 친절했고, 야시장의 열기는 후끈했으며, 한 끼의 음식은 황홀했던' 기억 때문에 위로를 받았던 곳이다. 그래서 힘겨운 투병 끝에 저자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후 치유와 희망을 위해 저자는 타이완을 선택했다고 한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사상적인 이유로 중국과 분단이 된 타이완, 외성인과 본성인의 갈등 같은 역사를 1부에서 잠깐 소개한 후 타이베이, 타이완 일주, 마쭈 열도, 주펀, 다시 타이베이의 순으로 여행이 진행된다. 그의 이번 2010년 타이완 여행에는 1989년의 타이완 여행부터 시작한 여러 차례의 여행이 밑그림처럼 깔려 있다. 같은 곳도, 달라진 곳도 나름의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어서 의미가 있다. 마음의 허전함 때문인지 유독 그의 이 여행은 몸도 마음도 참 지쳐 보인다. 그러나 역시 여행은,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따뜻함은 희망이 된다. 그래서 그의 이 여행의 부제가 '타이완 희망 여행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래서 이 책의 에필로그의 제목이 '살아 있어 황홀하다'일 것이다.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편안한 집을 떠나 여행을 갈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머물러 안주하지 말고 떠나 보아야겠다. 열흘 후 아이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얼음물 챙겨서 여기저기 많이 다녀야겠다. 경험과 추억을 통해 살아 있음의 황홀함을 느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