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물을 사육하여 가축화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공격성, 생산성, 유용성 등을 따져가며 고른 동물들이 지금까지도 고기와 털과 젖과 피와 알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자원을 제공한다.

우리의 조상은 마지막 빙하기 전에 지구를 배회한 수많은 포유동물 중에서 네 가지 동물, 즉 소, 돼지, 양, 염소를 육류의 원천으로 선택했다. 원시 시대의 하늘을 어둡게 뒤덮은 수많은 새 중에서는 닭, 칠면조, 오리, 거위를 가금으로 선택했다.  (20~21쪽)

<포 피시(Four Fish)> (2011, 폴 그린버그 지음, 시공사 펴냄)에서는 스테이크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로 서양 사람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어류로 연어, 농어, 대구, 참치를 골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고등어, 명태만큼이나 낯익은 대상이 된 물고기들이다.
예전에는 모든 물고기를 배를 타고 나가서 잡아왔으나 이제는 양식을 하는 종류가 많아졌다. 포유류며 조류의 집단 공장식 생산에서 드러났듯 밀집 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전염병의 위험, 이를 막고 빠르게 살이 찌게 하기 위한 항생제 남용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 어류에도 그 문제는 동일하다. 저자는 <포 피시>에서 연어와 농어의 양식에 따른 PCB와 항생제 오염, 유전자 조작의 문제, 자연적인 라이프사이클을 인간의 편의에 따라 바꿔가는 과정 등을 설명한다. 대구는 한때 바다에서 최대의 마릿수를 차지했으나, 식재료로 인기를 끌면서 남획으로 인해 95%가 제거됨으로써 위기에 빠졌고, 다시 관리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해가고 있다. 참치는 아직 양식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덕분에 자연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으나, 역시 원양에서의 남획으로 문제가 많다. 산란에서 성어까지의 참치 양식도 일본에서 거의 성공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어느 책에선가 본 적이 있으니, 조만간 성공했다는 기사가 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동물들을 자체의 의식을 가진 생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섭취할 자원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보는 시각에서 비롯된다. 원가는 최대한 싸게, 기간은 최대한 짧게, 이윤은 최대한 크게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적 시각을 동물에게 적용함으로써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다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 같은 거대 문제들이 합류함으로써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강에 물고기가 되돌아온 것처럼,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아직은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적극적인 올바른 소비와 절제를 통해서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