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 안재홍 (1891 ~ 1965)   본관 순흥(順興), 호 민세(民世). 1891년 경기 평택(平澤)에서 출생했다. 1914년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 정경과를 졸업하고, 1916년 중국 상하이[上海]로 망명, 동제사(同濟社)에 가입하여 신채호(申采浩) 등과 함께 활약하였다. 그 후 귀국하여 중앙고보(中央高普) 교감을 지내며 3·1 운동 당시 시위를 지도하였고, 이어 대한청년 외교단(外交團)을 조직하여 임시정부와 연락을 취하다가 붙잡혀 3년간 복역했다. 1923년 《시대일보(時代日報)》 창간에 참여, 이사와 논설위원을 지내고, 조선일보사 사장 겸 주필로 10년간 재직하면서, 물산장려회(物産奬勵會) 이사를 겸임, 국산품 장려운동을 벌였다. 신간회(新幹會) 총무로 활약하다 투옥되어 8개월 후 풀려났고, 1936년 임시정부와의 내통이 발각되어 2년간 복역하고, 1942년 조선어학회(朝鮮語學會) 사건으로 다시 1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는 신채호의 영향을 받고 조국의 암담한 현실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정기를 되찾는 것이라고 생각, 국사(國史)를 깊이 연구하였는데 특히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고대사(古代史) 연구에 몰두, 일제 관학자(官學者)들의 식민사관(植民史觀)을 극복하고자 애썼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성취하여 민족을 구성하는 여러 사회계층 상호간의 대립반목을 해소하고 외적으로는 타민족에 대하여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신민족주의론(新民族主義論)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8·15광복 직후 여운형(呂運亨)과 함께 조선건국준비위원회(建國準備委員會)를 조직, 그 부위원장이 되었으나 곧 탈퇴,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 중앙위원을 지내고, 1946년 한성일보사(漢城日報社) 사장, 비상국민회의 의원, 민주의원 의원, 좌우합작위원회 의원, 남조선 과도정부 입법의원 등을 역임하였다. 1947년 미군정청 민정장관(民政長官)을 지내고 1950년 9월 6·25전쟁 때 납북되었다. 1956년 납북인사중심의 “평화통일 협의회”최고 위원으로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고, 1965년 75세를 일기로 평양에서 별세하였다. 1989년 건국공로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 민세 안재홍 선생 기념 사업회 홈페이지 ***************************************************************************** 민세 안재홍 선생님을 만나다  중고등학교 시절, 일주일에 한 시간씩은 국사를 배웠는데, 그 6년간 민세 안재홍 선생님에 관해 배운 기억이 전혀 없다. 근현대사는 워낙 격동의 세월이라서 아직도 해석이 끝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까지 몰랐던 안재홍 선생님에 대해 요즈음 두 번이나 듣게 되었다. 처음은 <백두산 등척기> (2010, 안재홍 지음, 정민 풀어씀, 해냄 펴냄)를 통해서였고, 두 번째는 앞으로 나올 책의 교정을 보던 중 미래 한국사회의 발전에 대한 설명에서 세계주의와 민족주의를 융합시킨 안재홍 선생님의 민세주의를 소개한 것이다.  안재홍 선생님에 대해서는 이렇게 아주 간단한 것밖에 모르지만, <백두산 등척기>를 읽어나가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1930년 여러 사람과 함께 백두산을 등정한 16일간의 기행문이자 풍경과 사람, 역사를 설명하는 인문서이기 때문이다.  '1930년 7월 23일 밤 11시에 경성역을 출발하여 8월 7일 오후 5시 기차로 북청역을 떠나기까지 16일간의 백두산 기행'을 다룬 이 책은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을 기록한 책이 아니다. 함께 산에 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며,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연민의 이야기이며 그 안에 면면히 녹아 있지만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과거 역사에 대한 기록이며, 그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다층적인 구성을 가진다.  책에만 존재할 것 같은 동예, 옥저, 부여 들이 이 책에서는 생생하게 살아 있고, 남이장군의 시를 읊는 품격이 있다. 거기에다 승냥이가 30세 부인을 죽였다는 말과 '이리 떼의 발호로 열 간 이상 본대와 떨어지는 것은 절대로 위험'하다는 구절에서는 지금과 너무나도 다른 당시의 생활권을 볼 수 있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관찰하여 옮겨놓은 식물군의 아름다움과 그를 대하는 저자의 감정이 솔직하게 묘사되었다. 간간이 등장하는 시도 그 향취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지금 같은 코스로 백두산을 등정한다 해도 사람과 풍경과 정치와 자연이 달라졌으니 이 책에 나온 느낌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총천연색 필름처럼 당시의 역사와 사실을 담아 아주 소중하다.  이 책을 풀어쓰신 정민 교수님은 지금까지 여러 권의 책을 통해 한문으로 쓰인 작품들을 우리에게 쉽게 소개하셨다. <백두산 등척기>의 '풀어 읽으며' 서두에서 말하듯, 겨우 80년이 흘렀는데도 당시의 글을 읽으려면 별도의 해석이 필요할 정도이니, 정민 교수님의 노력과 수고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글을 못 만났겠다. 앞으로도 좋은 글들을 찾아내어 풀어 읽어주시기를 기대하며 기다린다. 이 책도 오자와 탈자가 난무하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다.

사진 출처 : 민세 안재홍 선생 기념 사업회 홈페이지